KBS노조가 실시한 박권상 사장 취임 2년 평가와 관련 사측이 조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자 노조가 전 사원을 대상으로 재조사하자고 맞서는 등 설문조사를 놓고 노사 공방이 일고 있다.
KBS노조(위원장 현상윤)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본사와 지역국 조합원 129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설문지를 통해 박 사장 취임 2년에 대한 성과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9일자 노보를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2년간 박 사장의 직무수행 총평’에 대해 72.6%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자, 회사측이 10일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설문조사로 KBS와 KBS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KBS는 이 보도자료에서 ▷KBS종사자 5500명 가운데 23%만을 조사한 점 ▷전문조사 기관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실시한 점 등을 들어 신뢰성을 의문을 제기한 한편 “새 방송법에 따른 경영진 교체 시기에 이루어져 그 의도에 의심이 간다”고 밝혔다.
이같이 회사측이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서자 노조도 12일 ‘KBS입장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실시한 취임 1주년 평가에 이어 2주년 성과를 평가한 것으로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실시했다는 회사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여론조사 결과가 부정적이라고 해서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어 “노사 공동으로 전문 여론조사 기관을 선정, 간부들을 포함한 전 사원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보도자료에서 ▷여론조사 대상의 일부를 추출해서 조사하는 것은 여론조사의 일반적인 기법이며 ▷전문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로부터 다년간의 여론조사 경험이 있는 조사원 5명을 추천받아 실시했다며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회사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노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사장은 ‘잘못하고 있다’(72.6%)는 총평을 받은 것을 비롯해 ‘인사의 공정성’, ‘방송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등에서 ‘공정하지 않다’(65%), ‘적절하지 못하다’(68.9%)는 부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 외에 ‘프로그램 경쟁력’, ‘외부로부터의 독립성’, ‘직원들의 내부 자율성’등에 대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거나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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