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판결…MBC, 국민 기대 부응해야"
'X파일 보도' 무죄판결 받은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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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기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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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올 지 예상 못했고 통상적으로 법원에서 용기 있는 판결을 본 기억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판결문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언론계 선·후배들, 동료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11일 ‘안기부 X파일’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MBC 이상호 기자는 “무죄 판결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오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늘 재판부가 처음 선고 내용 중 유죄 취지의 글이 나와 여러 가지 각오를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본격적으로 선고내용이 읽혀지면서 MBC 보도 내용의 당위성과 오히려 검찰의 떡값 수뢰의혹에 대한 충분한 의심과 금권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했다는 반헌법적인 중대한 문제가 충분히 의심된다는 내용을 재판부가 확인해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선고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 기자는 “이번 판결로 인해 본격적으로 삼성을 포함한 재벌들의 ‘금도’를 벗어난 영향력 확대의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MBC를 포함한 언론들이 재벌들의 문제점에 대해 본격적으로 보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또한 “이번 사건은 기업이 시장에서 공정해야 함에도 불구 더 나아가 시장을 벗어나 사회나 정치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무한대로 확장시키려 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었기 때문에 이번 사법부의 역사적인 판결은 갈수록 극심해지고 악랄해져가는 시장만능의 세태에 경종을 올려준 것”이라며 “이런 만큼 언론도 자본에 대한 경계를 할 수 있었음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번 계기를 통해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며 “법원이 MBC의 보도태도에 대해 평가를 해준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기자는 “MBC가 공익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것만으로 무죄를 내린 것이 아니라 충분한 취재와 법적인 판단, 주의조치를 이행했다고 하는 면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본다”며 “여하튼 같이 마음 고생했던 MBC 동료들과 함께 기뻐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어느 언론도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MBC는 언론에 대한 감시라고 하는 그런 버거운 소명을 회피하지 않았고, 이번 판결이 MBC가 보다 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영방송으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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