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국민일보 사태를 통해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국세청은 조희준 대주주의 탈세의혹을 즉각 조사하라

우리는 국민일보 사태를 보면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또 한 번 절감한다.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의 분사와 전적, 연봉계약직 전환, 임금체불에 항의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며 한 달 간의 단식을 벌였다. 그러나 회사측은 사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광고국 분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민일보 대주주인 조희준 씨는 파이낸셜 뉴스의 창간 등 별도회사의 경영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조씨가 국민일보 회장직을 내놓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하지만, 국민일보 대주주가 이번 사태와 무관할 수 없다. 국민일보는 현재 조희준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넥스트미디어그룹과 관계회사에서 주식 대부분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조용기 목사와 그 아들 조희준 씨의 세습경영 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한국 신문의 족벌 사주는 경영권과 편집권, 인사권을 장악하고 황제처럼 군림하며 사회의 공기(公器)인 언론을 전횡해 왔다. 조씨 역시 다른 족벌 신문사주처럼 97년 11월 국민일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스포츠투데이를 창간했고, 지금은 파이낸셜 뉴스의 창간을 준비하면서 국민일보의 분사와 직원들의 전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민일보 사원들은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일보 사태는 경영 정상화를 외면하고 족벌 지배체제의 전횡을 거듭하는 한국 신문의 뿌리깊은 병폐를 뚜렷이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더구나 조희준 씨는 국민일보와 관계회사의 탈세 의혹까지 받고 있다. 언론노련은 지난 99년 12월 조씨를 탈세 탈루 혐의로 국세청에 조사 요청한 바 있다. 조씨가 97년 11월 국민일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규모 분사와 관계회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국민일보의 자금이 이들 관계회사로 흘러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탈세 탈루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언론개혁 차원에서 언론사에 대해 정기적으로 철저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해 왔다. 족벌 지배의 언론사는 언론의 힘을 남용해 국민의 기본 의무인 납세조차 회피하곤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세청에 국민일보와 그 관계회사 그리고 대주주 조희준 씨의 탈세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조희준 대주주와 조용기 목사는 지금이라도 국민일보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권한다.

우리는 국민일보 사태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깨달으면서 국민일보 사태의 해결을 그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다짐한다.

2000년 4월 22일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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