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예측조사로 방송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친 데 대해서 정중하게 사과 드리며 앞으로 보다 정확한 예측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16대 총선 예측보도가 어이없이 빗나가자 방송3사는 지난 14일 주요뉴스 시간을 통해 각각 이 같은 내용의 사과방송을 내 보냈다. 지난 96년 15대 총선이 끝나고 각 방송사가 일제히 내보냈던 사과방송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지난 96년 방송3사의 예측보도가 39개 선거구에서 빗나갔을 때 각 방송사와 여론조사 기관은 말했다. 출구조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출구조사가 허용됐다.
그러나 결과는 KBS-SBS연합팀 예측이 21곳에서, 독자노선을 건 MBC가 23곳에서 당락이 뒤바뀌는 등 96년의 악몽이 재연됐을 뿐이다. 정말이지 각 방송사가 수개월 전부터 선거방송기획단을 꾸리고 수십 억 원의 돈을 들여가며 내 논 결과라고 보기에는 허탈감마저 든다.
방송사와 여론조사 기관은 이제 출구조사에 제대로 응답하기를 꺼리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문제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출구조사를 하기 전에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까. 또 1,2위 간의 격차가 오차한계 내에 있는 경우에도 1위 예상자를 확정적으로 발표한 것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 민주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가판신문을 뿌리고 오보를 낸 신문사들이 방송사의 선거방송만 문제삼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건 이 같은 방식의 선거보도가 17대 총선에서도 계속된다면 과연 어느 국민이 이것을 곧이곧대로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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