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시대 종이 호외 '눈길'

대한매일,정상회담 관련 10만부 발행, 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후 처음

10일 오전 11시 경, 광화문 바닥엔 호외가 흩날렸다. 대한매일에서 발행한 ´6월 평양서 남북정상회담´ 제하 호외였다. 예기치 않게 뿌려진 인터넷시대의 호외는 한동안 언론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먼저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연합뉴스에서 오전 8시 20분 ´정부에서 10시에 남북정상회담 관련 중대 발표를 한다´고 전했고 YTN은 9시 뉴스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이어 연합은 9시 6분 북에서도 ´특별 중대방송´이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26분 합의서 전문과 함께 이 사실을 타전했다.

대한매일은 9시 20분 경 호외를 발간키로 결정하고 제작에 착수, 11시에 10만 부를 찍어냈다. 이경형 편집국장은 "물론 방송이나 인터넷 등으로 호외의 효율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거리에서 컴퓨터를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면서 "역사적으로나 민족적으로 가치 있는 뉴스였고 인쇄매체의 장점을 살려 해설, 배경설명 등이 가능했다는 점과 대한매일의 홍보 효과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매일의 한 기자는 "내부 반응은 ´21세기 최초이자 최후의 호외 아니겠느냐´로 모아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금 같은 인터넷시대의 호외가 과연 적절한 방식이었는가는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충분히 뉴스가치가 있었다는 점은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사 기자들의 평가는 "아무튼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한 신문사 기자는 "인터넷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다 나오지 않느냐"며 "이게 ´웬 호외´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문사 기자 역시 "점심 먹으로 나갔다가 우연히 보게됐다. 마치 골동품을 보는 것 같았다"고도 말했다. 역설적으로 언론환경의 변화를 새삼 실감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호외 발행은 지난 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건 이후 3년여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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