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에 처음 맞은 신문의 날. 두 시민언론단체에서 선언문이 나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000년을 신문개혁 원년으로´라는 선언문에서 법적 장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신문개혁을 요구했다.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선감연)에서는 ´신문독자 주권 선언문´을 발표했다. ´독자들은 더이상 계몽이나 여론조작의 대상이 아니며 신문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독자를 ´종´ 취급하는 신문은 철저히 배격하는 한편 인터넷매체를 적극 활용해 매스미디어 독주 체제에 ´종´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알다시피 올해 신문의 날 표어는 ´펼친 신문, 열린 미래´다. 신문은 미래를 말하는데 독자들은 신문의 개혁을 요구한다. 이러한 차이도 차이지만, 다른 한편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사이에 낀 기자들의 모습이다.
사실 신문의 날에도 기자들은 별로 주인된 것 같지 않다. 기념행사에서도 광고나 판매 사원들의 포상이 대부분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기자들에게 주어진 휴일이었던 신문의 날은 그나마 업무 분담해 돌아가며 쉬는, ´만드는´ 휴일로 바뀌었다.
굳이 기자 위상 운운을 더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툭하면 개혁대상으로 찍힌다. 힘 빠지는 일이다. 물론 기자는 좋은데 신문은 나쁘다는 말을 하자는 게 아니다. 문제는 한편에선 신문사의 주력부대이자 다른 한편에선 언론개혁의 주체이기도 한 기자들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창한 행사 말고 아예 기자와 독자들이 만나는 날이라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거기서 논쟁도 하고 욕도 먹고, 기자주권도 한 번 선언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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