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12년 멕시코 경제, 국내 언론 엇갈린 평가
매경"세계시장형 경제로 발전"
한겨레"심각한 양극화·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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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2년을 맞은 멕시코를 현지 취재한 한겨레(왼쪽)와 매일경제의 기획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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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팀을 구성해 현지 취재까지 벌인 매일경제와 한겨레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2년을 맞은 멕시코를 엇갈리게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경제는 18일부터 내보낸 기획연재물 ‘미국의 FTA 동맹국 가보니’를 통해 멕시코가 NAFTA 발효 이후 개방형, 세계시장지향형 경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23일부터 연재한 시리즈 ‘한미 FTA 집중탐구’에서 NAFTA 이후 멕시코 경제가 ‘심각한 양극화와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신문은 멕시코가 NAFTA 이후 외국인 투자유치와 수출 규모 등에서 향상된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데는 일치하고 있다.
문제는 농업과 노동 부문이다. 매경은 멕시코 농업의 인구와 평균소득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반드시 NAFTA가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오히려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구조조정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노동 부문에서도 개혁과 경쟁력의 부족, 반복된 금융위기 등 내부 문제에 주목한다.
4월말 사흘 동안 멕시코 현지에서 취재를 벌인 매일경제 임상균 기자는 “FTA는 긍정·부정 양면을 갖고 있고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라며 “우리는 협상을 통해 어떻게 부작용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의 기사 역시 어디에 중심을 두느냐 차이가 있지만 내용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멕시코 농업 부문에서 옥수수 시장 예를 들며 다국적 곡물 메이저, 대형 식품회사들, 멕시코 재벌 계열 식품회사 등 과점 기업의 수익이 는 대신 농민들의 소득은 크게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업률은 떨어졌으나 경제활동인구 4천6백만 명 가운데 3천3백만 명이 불완전 혹은 사실상 실업상태라며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고 지적한다. 최상과 최하위 가구 사이의 월평균 소득도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양극화 문제도 제기했다.
일주일 동안 멕시코 현지에 머문 한겨레 박순빈 기자는 “멕시코 정부나 NAFTA 주도 세력의 논리나 접근방식이 우리나라 정부와 너무 비슷해 놀랐다”며 “현장을 직접 보고 나니 FTA의 충격과 그에 따른 변화가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는 범죄율이나 유아사망률 등이 올라가는 등 FTA를 통해 사회가 업그레이드됐다는 실증적 근거가 없다”며 “잘된 것은 FTA 덕분이고 문제는 다른 탓으로 돌리는 식의 해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다양하다. 중남미 전문가 이화여대 이성형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멕시코는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가난하다”며 “NATFA는 멕시코가 ‘나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타락한 정치 엘리트들이 정치적으로 NAFTA 협상을 서둘러 협상을 쉽게 끝내버리는 바람에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문남권 교수(중남미연구소)는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NAFTA 이후 멕시코의 모습은 장점과 부작용 모두가 사실이나 언론사의 관점에 따라 일부분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언론은 양자를 균형있게 보도하면서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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