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윤리 회복 경영진이 나서야
기자사회 지연, 학연, 혈연 등 '패거리즘'도 문제, 제1회 미디어와 윤리 포럼
언론윤리는 과연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또 현 언론환경이 언론윤리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있는가.
언론 윤리 정립을 위해 기자협회가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연구소, 언론재단과 함께 마련한 제1회 ´미디어와 윤리´ 포럼이 29일 ´이해상충´을 주제로 열렸다. 김우룡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발제에 이어 언론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나온 8명의 토론자들은 언론인들이 기자 자신이나 언론사 이익과 대중의 알권리가 상반되는 상황에서 취해야 할 규범과 현실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포럼의 발제와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토론에서 박수택 기협 자정특위 위원장(SBS 앵커)은 "언론사 내에는 ´손 안대고 코푼다´는 식으로 외부에서 취재비를 충당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관행이 퍼져 있다"고 비판하며, 언론사의 경영진, 간부들이 앞장서 언론윤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언론이 권력화 되어 있는 현실을 볼 때 언론 스스로가 자정하기 어렵다"며 시민단체와 학계가 언론개혁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언론윤리와 관련, 언론인의 정계진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차장은 "방송법 통과 과정을 볼 때 언론출신 정치인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언론인의 정계 진출은 언론인들의 대중적 인지도를 이용하려는 정치권의 태도와 맞물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전 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도 촌지 문제보다 기자들이 정치권력에 동화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국장은 "정치현실을 볼 때 언론인의 정계 진출이 국가와 언론계에 도움이 됐는지 검증해 봐야 한다"며 "정치부 기자들이 언론사 경력을 정계 진출 발판으로 삼는 것은 지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성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언론인들이 현직에서 갑자기 정계로 진출하는 것은 언론인과 정치권력의 밀착을 반영하는 것이며, 정계에 진출한 많은 언론인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지식 활용보다는 오히려 언론을 다스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헌태 매일신문 정치부 차장은 언론의 문제점으로 ´패거리즘´을 지적했다. 이 차장은 "기자 사회 비리는 지연, 학연, 혈연 등 인맥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며 취재원과 기자 관계가 형님, 아우하는 사이인데 공정보도가가능하겠냐고반문했다.
기사표절도 언론윤리를 저해하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진홍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 나라의 윤리강령에는 기사표절이나 지적소유권에 관한 항목이 없다"며, 표절 기사에 대한 제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의 윤리강령이 추상적이며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효성 교수는 "지나치게 엄격한 규정보다는 우리의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강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수택 위원장도 "윤리강령에 예외 사항이 너무 많고,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며, 윤리강령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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