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한미 FTA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13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에게 한미FTA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국민, 서울, KBS, 한국 등 4개사는 한미FTA의 추진 자체는 긍정적이나 좀 더 치밀한 준비와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으며 경향·내일·한겨레는 비판적인 입장에 무게를 뒀다.
국민일보 박인환 편집국장은 “한미 FTA 추진 자체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협상 추진에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 등 취약한 부분에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최태환 편집국장은 “큰 틀에서는 한미FTA로 가야하나 충분한 준비없이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3년간 준비해왔다고 주장하지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KBS 이종학 총괄기획팀장은 “농민 등 이해당사자나 전문가들 중에서도 조급한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장단점을 충분히 짚어주고 국익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진희 편집국장은 “기본 방침은 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념논쟁 식으로 흐르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며 소외계층에 대한 보완책은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내일·한겨레는 정부의 한미FTA 추진을 비판하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뒀다.
경향신문 이영만 편집국장은 한미FTA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추진되는 상황을 볼 때 대체로 반대하는 편이라며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향은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5회에 걸쳐 한미FTA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내보내기도 했다.
내일신문 신명식 편집국장은 “현재 정부나 우리 사회의 한미FTA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고 준비 정도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로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며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내일신문은 2일자부터 ‘한미 FTA, 이것만은 챙기자’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한겨레 권태선 편집국장은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와 파장이 예상된다”며 “과연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충분히 검토해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세계·연합·조선은 한미FTA에 대해 긍정적인 쪽에 무게를 뒀다.
동아일보 임채청 편집국장은 “글로벌 경제 시대에 경쟁과 개방은 대세라는 데 동의하며 한미FTA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차준영 편집국장은 “미국시장은 과거도 그랬고 미래에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현재 추진한다는 데 이견은 없으며 각론에서 국익을 어떻게 실현하는가가 남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기서 편집국장도 “우리 경제의 이해가 걸린 부분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익에 맞는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송희영 편집국장은 본보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하면서 “이미 지면을 통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SBS, MBC는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내기보다는 사태 추이를 분석하면서 충실한 보도를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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