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주기의 방송계 최대 현안인 사장과 방송위원 교체를 앞두고 KBS가 ‘홍역’을 앓고 있다.
현 정연주 사장의 연임여부에 초점을 맞춰 KBS 내외적으로 마찰을 빚는가 하면 이례적으로 방송위원으로 추천이 거론 중인 현 KBS 강동순 감사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반감이 공개적으로 표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최근 오는 6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KBS 정연주 사장 후임에 대한 조건을 묻는 연쇄토론회를 준비했지만 뜨거운 논란이 당초 기대했던 차기사장에 대한 것이 아닌 현 정 사장에 초점을 맞춘 찬반 양상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감안, 방송위원 선임 전후로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토론회 참가자도 당초 KBS노조와 언론노조, 대학교수 중심에서 지난 14일 시민단체 주최로 열렸던 관련 토론회와 유사한 형태로 시민단체, KBS내 직종협의회 대표, 사측대표 등을 추가, KBS 사장 전반에 걸친 토론회로 이어나가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BS 차기사장 선출을 불과 2개월여 앞둔 탓에 현 정 사장의 연임여부를 둘러싼 노사 신경전 또한 언론계 관심거리다.
KBS노조는 지난 19일 중앙위원회 성명을 통해 노사관계복원을 위해 정 사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고 21일에는 본부노조가 직접 나서 “단협에 나와있는 정례 공방위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며 “만약 경영진이 신의성실의 자세로 응하지 않으면 조합은 고발 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조는 ‘정 사장은 즉각 옹졸한 처신을 걷어치우고 대화에 나서라’는 제목으로 “지난 주 조합은 정 사장 3년 평가와 관련해 국제회의실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시민단체 대표와 학계 등 내외부 인사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며 회의실 사용과 관련해 사측에 일찌감치 협조요청을 한 바 있었다”며 “(그러나)토론회 개최가 임박한 상황에서 뒤늦게 사측은 조합에 장소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KBS 내에서는 현 강동순 감사에 대한 방송위원 추천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언론노조와 방송위 노조, 한국프로듀서연합회, KBS 5개 직종협회 등이 나서 방송위원의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강 감사에 대해 적격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
또 이례적으로 KBS 내부의 기자협회와 PD협회, 기술인협회, 경영인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5개 직종협회가 함께 강 감사에 대한 추천반대 목소리를 낸 것도 최근 KBS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무엇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S 강 감사는 24일 오후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존경하는 시청자 여러분과 KBS 사우 여러분께’라는 발표문을 통해 “최근 3기 방송위원 추천과 관련해 저에게 향한 각종 비난에 대해 요즈음 우리 사회가 논리와 지성이 실종되고 힘만이 판치는 상황이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려 했다”며 “(그러나)요즈음 국민의 방송 KBS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 회사가 중병에 걸렸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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