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켜·며] 휴지된 운영 준칙

요즘 방송계에선 MBC<정운영의 100분 토론>이 화제다. 지난달에 방송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편은 토론 프로그램에서 유래 없는 시청률로 재방송을 하기까지 했다. 이는 핫 이슈로 떠오른 문제를 다루는 적절한 주제선정과, 무엇보다 적당히 끊고 질문하면서 토론을 이끄는 진행자 정운영씨의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3일 오후 11시 많은 시청자들은 ´4·13총선, 쟁점공방´을 다룰 <정운영의 100분 토론>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 시간 방송된 것은 어이없게도 외화 ´델마와 루이스´였다. 이는 민주당이 한나라당 출연자인 박성범 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있으며 대변인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방송 하루 전날 밤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제작진이 21일 각 당에 출연자 명단을 통보하고 예고방송을 내보내기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방송 직전에야 불참을 통보, 토론을 무산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MBC가 이 같은 권력의 압력으로부터 토론프로그램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토론프로그램 운영준칙´을 지키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제작진이 "어느 한쪽이 상대 토론자를 이유로 불참할 경우 불참자를 뺀 채 토론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토론운영준칙´을 들어가며 방송 강행을 주장했으나, 경영진은 "여당이 빠지면 정상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불방을 결정했다.



무색해진 ´토론프로그램운영준칙´과 <정운영의 100분 토론> 불방을 보며 "괜찮은 토론프로그램 하나 갖는 것이 우리 방송 현실에선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어 씁쓸하다. 박미영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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