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총선보도 모니터 ´활발´
기자들 자치 비판·감시 불구 직접적 뉴스 반영 안돼, 시민단체와 달리 언론 실정 감안한 현실적 평가 ´의미´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총선보도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 방송사 내부에서도 자체 모니터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각 방송사는 기자들을 중심으로 모니터팀을 구성, 매일 보고서를 작성하는 한편 노사 공방위를 통해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내부 모니터는 직접 기사를 쓰고 보도를 하는 기자들의 자체평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각 방송사 내부 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사항은 ▷김대통령의 유럽순방 과대 포장 ▷민주당을 부각시키는 여론조사 보도 ▷홍보성 정부정책 보도 등이었다. KBS와 MBC는 이같은 모니터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2일, 23일 각각 노사 공방위를 실시하기도 했다.
기자협회지회(지회장 박선규)와 노조(위원장 현상윤)가 중심이 되어 각 부서별로 돌아가며 모니터를 하고 있는 KBS는 지난 23일 노사 공방위를 열고 ▷유럽순방 관련해 3차례나 생방송을 한 것은 과잉충성이며 ▷밀라노 프로젝트를 6차례나 보도한 것은 대구지역 표를 의식한 ´총선용´이라고 지적했다. 보도국 기자들을 중심으로 2인1조 모니터팀을 구성한 SBS도 지난 14일 발간한 총선방송 1차 모니터보고서에서 "유럽순방 성과가 다분히 총선을 겨냥한 의도가 있는데도 발표내용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91년부터 96년에 입사한 보도국 기자 40명을 2인 1조로 모니터 팀을 구성한 MBC노조(위원장 박영춘)도 지난 22일 노사 공방위를 통해 ▷녹화 방송하기로 했던 김대통령의 베를린 자유대학 연설을 갑자기 생방송으로 내보내 정규방송을 파행 운영한 점 ▷김대통령의 유럽순방 외자유치 보도를 실효성에 대한 검증 없이 수 차례 톱으로 보도하는 등 과대 포장한 점 등을 추궁했다.
여론조사 보도와 관련해서도 지나치게 민주당 위주로 보도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KBS노조는 이와 관련 23일 공방위에서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관심지역 중 민주당이 우세한 곳 위주로 보도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보기에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도 일일 모니터를 바탕으로 17일 발간한 민실위보고서를 통해 "12일 뉴스데스크에서 대선도 아닌데 유권자들이 이인제, 이회창, 김종필, 조순 씨 순으로 호감을 갖고 있다고 수평 비교한 것은 이인제씨와 민주당을 부각시키기위한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결식 학생 주말·휴일 급식 제공 ▷지방대생 지자체 특채 ▷영어 특성화 대학 등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국정 홍보성 기사를 여과 없이 중계 방송한 것은 불공정 보도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내부비판과 감시가 곧바로 뉴스에 반영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자들이 작성하는 일일보고서를 데스크에게 매일 전달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모니터´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상균 MBC 보도국장은 "지적이 타당할 경우 수용하지만 견해차이가 있는 부분도 많다. 대통령보도가 톱으로 많이 나갔다거나, 정부정책 홍보보도가 많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진원 SBS 보도국장은 "모니터 보고서를 잘 읽어보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SBS의 보도에 대해 큰 문제가 없었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각 방송사들의 내부 모니터 활동은 선감연이나 시민단체의 모니터와 달리 언론 현장의 실정을 감안한 현실적인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는 충분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와 관련 정동건 MBC노조 민실위 간사는 "선감연이나 시민단체의 모니터보고서는 참고자료가 되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경마식 보도라는 지적을 하는데, 유권자의 관심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내부 모니터는 보도하되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단체 모니터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정 간사는 그러한 예로 "선감연은 15일 뉴스데스크에서 ´부산서구는 김영삼 전대통령이 7선을 지내 YS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곳입니다´라는 기자 멘트를 ´대표적인 지역주의에 근거한 접근태도´라고 비판했으나, 이는 ´정보´"라고 강조했다. 이창재 SBS노조 공보위 간사도 "시민단체보고서는 보도국 자체 보고서에 비해 관념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노동당의 보도를 예를 들어 볼 때 시민단체는 진보정당의 의미와 비중을 기준으로 보도를 평가하지만 기자들은 실제로 주류 정당과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선규 KBS지회장은 "기사를 쓰는 기자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면서 평가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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