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임금 체불-집단퇴사 등 ´악화일로´

재활·갈림길···기로에 선 국민일보, 왜 단식까지 왔나

멀티미디어팀 스투닷컴으로 전적, 총무국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으로 전적, CTS지원본부 스포츠투데이로 전적, 고객서비스본부 종합신문판매(주)로 전적, 여론조사부 스투닷컴으로 전적. 1, 2, 3월 임금 체불. 지난해 12월 이후 편집국 기자 17명 퇴사.



지난해 11월 3일 당시 조희준 회장이 물러난 이후 국민일보의 진행 상황이다. 기자들은 "사람을 아끼지 않는 회사 분위기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속속 회사를 떠났다. 남은 기자들의 사기도 높을 리 없다. 그리고 사태는 노조위원장의 단식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의 현 위기는 조희준 회장 퇴진 이전 상화에서 시작됐다. 98년 6월 총무국 시설관리팀이 조 전 회장 소유의 FMK로 전적된 이후, 평생독자 회비 320억 원을 관리하던 평생고객서비스본부, 출판국 사업부, 제작국 등이 줄줄이 분사·전적됐다. 조 회장 퇴진 이후의 전적도 이러한 상황의 연장인 셈이다.



조 전 회장이 국민일보를 축소,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사원들의 불안감은 스포츠투데이와 창간을 앞둔 파이낸셜뉴스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자 점차 증폭됐다. 결국 노조와 사원들은 부실경영, 무리한 분사·전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했고 8월 19일 조 전 회장은 11월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뒤이어 발표된 ´자립경영 실천방안´은 사원들의 반발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자립방안은 대대적인 분사, 전적, 연봉제 도입, 감원, 급여 삭감, 제작비 절감 등으로 채워졌고 "조 회장은 국민일보 자립과 발전을 위해 먼저 조직을 원상 회복시켜라"는 노조 성명이 연일 발표됐다. 주목할 점은 당시 노조와 사원들은 무조건적인 조 회장 퇴진이 아닌, 국민일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먼저 마련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알맹이가 빠진 11월 3일 ´조희준 회장의 퇴진´ 그 자체는 위기 해결에 별다른 실마리가 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도 분사와 전적은 계속됐으며 순복음 재단의 지원은 중단됐고 국민일보는 판매와 광고 수입으로 생존해 왔다. 국민일보 경영진은 "매월 20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현 상황을 볼 때 임금 지급사정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책임자는 누구인가



"책임자가 있으니 책임져라." "책임자가 아니다." 국민일보 상황은 이렇게 엇갈린다.



노조는 퇴진 이후처음으로조 전 회장을 ´상대방´으로 공식 거명하며 "대주주로서 본인 소유의 회사에 대해 사회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요구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



조 전 회장측은 "국민일보의 대주주일 뿐이다. 현 사태를 책임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자신을 쫓아낸 회사에 도움을 주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 전 회장이 여전히 국민일보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 회장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국민일보는 이미 조 회장의 관심 밖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협상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 무효가 되는 경우나 사측 인사들이 더러 "현실적인 벽이 있다"고 토로했던 사례들이 경영권, 인사권 개입의 반증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김용백 노조위원장은 현 사태를 조희준 대주주의 ´국민일보 흔들기´라고 규정하며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 제공자도, 사태를 해결할 사람도 결국 조희준 전 회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내건 10대 요구사항의 핵심도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대주주는 국민일보 발전청사진과 자립경영을 위한 지원책을 즉각 마련하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민일보 사측과 조희준 전 회장의 반응은 전혀 없다. 조희준 회장의 비서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전재호 국민일보 광고국장은 "지금의 노조 요구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노조가 연봉제나 분사 등을 수용하고 협상을 요구한다면 회사측도 협상의 의지가 있다. 그러나 지금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국민일보는 자금 사정상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활(再活)과 고사(枯死)라는 갈림길에서 국민일보 사태는 계속 평행선을 긋고 있다. 문제는 책임자가 국민일보 사측이든 조희준 전 회장측이든 아직 공식적인 반응이 없다는 점이다. 회사나 대주주의 응답이 없을 경우 국민일보는 결국 고사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박주선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