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선임 앞둔 KBS 신경전 가시화

본부, 지역국 노조 사장선임 여론 공론화
설문조사, 노보 기사화 등 통해 '꿈틀'

언론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KBS 차기 사장 선임을 4개월여 앞두고 벌써부터 노.사간 뜨거운 신경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역국 노조가 이례적으로 노보를 통해 ‘구룡(九龍)’을 언급하며 KBS 차기 사장 후보군에 대해 언급하는 기사를 내놓으며 논란의 불씨를 당겼는가 하면

KBS 본부 노조 역시 ‘개혁적 사장 선임을 위한 KBS인 설문조사’를 추진하고 나서 그 배경과 결과를 놓고 벌써부터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다.



KBS노조(위원장 진종철)는 한길리서치연구소와 함께 9일부터 16일까지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개혁적 사장 선임을 위한 KBS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설문지를 통해 “이 설문조사는 오는 6월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둔 시점에서 개혁적 사장 선임을 위한 KBS인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실시하고 있다”며 “설문문항은 정연주 사장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신임 사장이 해결해야할 과제 등 2부로 나뉘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설문지를 통해 현 정연주 사장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평가 항목으로 △3년 간 정 사장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세부적인 평가 △총체적 평가 △정 사장 사장직 3회 연임에 따른 평가 등을 질의하고 있고 신임 사장 선임과 관련, △사장이 갖춰야할 중요 조건 △새 사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과제 등에 대해 물었다.



또 △ ‘KBS 출신 인사가 KBS 사장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하느냐’는 질문과 함께 △KBS출신인사 중 KBS사장에 적합하다고 보는 인사 추천 △외부인사 중 KBS사장에 적합하다고 보는 인사 추천 △KBS사장이 되기에 부적하다고 보는 인사 추천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어 결과가 향후 KBS 이사들의 추천과 대통령의 임명 과정에서 맞아떨어지지 않을 경우 노․사간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일 선보인 사장선임과 관련한 KBS지역국 노조의 관련 기사가 내부 구성원들의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KBS부울노조(부산울산노조․지부장 이영풍)는 이날 노보를 통해 1면 머리기사로 ‘KBS 차기 사장 후보군 급부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잇따른 외부사장 거부감 증폭 내부사장 선출론 힘입어’라는 부제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부울노조가 KBS 차기사장후보군으로 거론한 ‘구룡’은 강동순 현 KBS 감사를 비롯 김영신 현 KBS 대전총국장, 김인규 현 KBS 이사, 김홍 현 KBS 부사장, 유 균 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이병순 현 KBS비즈니스사장, 이원군 현 KBSTV제작본부장, 이형모 현 KBS 이사, 표철수 현 방송위원회 사무총장 등이다.



부울노조는 노보에서 “그 실체를 인정하건 그렇지 않건 ‘구룡(九龍)’ 담론은 KBS조직원들이라면 귀를 솔깃하고 들을 만큼 시기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흥미진진한 주제임에 틀림이 없다”며 “정연주 사장의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끝이 나고 정 사장의 연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태에서 KBS ‘구룡’ 전국시대는 오히려 향후 3달 동안 벌어질 KBS 사장 선임국면과 관련해 시의적절한 세간의 여론임에 틀림없다”고 화두를 제시했다.



노조는 “그동안 지속되어 온 외부출신 사장에 대한 반감이 많이 작용한 듯 9명 모두가 KBS에 몸을 담고 있거나 거쳐간 인사들이란 것이 공통점”이라며 “앞으로 ‘구룡’ 인사로 세간에 회자되는 인사들의 행보에 조합원들은 많은 관심은 물론 비판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외부인사를 배제한 내부인사 후보군에 관한 내용만을 기사를 통해 다뤘다.



특히 노조는 “부울노보는 신임 사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에 대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각 인사별로 권력 지향적이거나 권력 실세자들과의 친분관계 형성의혹 그리고 반 노동자적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팩트를 많이 발견했다”며 적절한 시점에 이를 공개할 수도 있음을 가능성으로 제시해 향후 결과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같은 KBS 노조와 부․울 노조의 사장선임과 관련한 분주한 움직임은 사장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가 4개월여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수면 위로 끌어내 공론화함으로써 현 정 사장의 입장확인과 이에 따른 대처방안을 서두르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자는 의도가 짙게 깔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사장선임시마다 논란이 됐던 외부인사 영입문제에 대한 KBS 구성원들의 생각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지역국 노조가 외부인사 사장선임에 대한 거부감을 공론화한 것이어서 이같은 움직임이 KBS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S 한 구성원은 “지역국 노조가 거론한 ‘구룡’에 대한 기사가 KBS 내부에 전해지면서 그동안 거론되던 후보군들과 함께 사장선임에 대한 의견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과연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들이 이사들의 선임과 함께 사장선임문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BS 정 사장은 오는 6월 30일로 전임 박권상 사장의 잔여임기와 새 임기 3년을 모두 마치게 되며 현 정 사장 후임결정은 KBS 이사회의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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