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호 특집] 대통령 인터뷰

'제일 안타까운 보도는 지역감정 부추기는 기사'

김대중 대통령은 지령 1000호를 맞는 기자협회보의 서면인터뷰에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통령이 20여 문항에 달하는 많고 긴 질문에 답변한 적이 없으며 게다가 언론과 관련된 예민한 내용만을 집중적으로 물은 데 대해 상당히 난감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도 대통령이 언론개혁을 포함하는 대언론 발언을 하는 데 대해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일 비서실에서 마련한 답변서 초안을 본 뒤 비서진을 불러 질문항목마다 일일이 본인의 생각을 직접 구술하며 솔직담백한 답변이 되도록 답변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따라서 비록 서면인터뷰 형식의 질의응답이나 답변서에는 언론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진솔한 목소리가 많이 반영됐다.



질의응답 내용을 두 페이지에 걸쳐 전문 그대로 싣는다.



<편집자>





-기자협회보가 5월 10일자로 지령 1000호를 맞습니다. 미디어 비평을 많이 다루는 기자협회보나 언론노련이 발간하는 미디어 오늘 등을 간혹 보시는지요? 또 이들 매체의 논조가 어떻다고 보십니까?

“전체를 꼼꼼히 읽지는 못하지만 주요 칼럼 등은 읽고 있습니다. 또 주요기사 등은 공보비서실 보고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기자협회보가 과거 독재하에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정론을 펴온 그 용기에 대해 항상 경의를 표해 왔습니다. 그러한 용기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평균 신문을 얼마나 읽으시고 어느 면을 주로 보시는지요. 신문을 보실 때의 독특한 버릇이나 스타일이 있으면 공개해 주십시오.



“저에게 신문·방송은 기본적인 여론의 수렴 창구입니다. 그런 만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신문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주로 정치면과 경제, 문화, 사회면을 봅니다. 신문은 필요한 기사를 표시하였다가 읽거나, 비서로 하여금 읽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TV 3사의 메인뉴스는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지요. 저녁 프라임타임 뉴스 외에 심야 마감뉴스와 아침뉴스도 보십니까? 뉴스 외에 즐겨 보시는 프로는 무엇입니까?



“뉴스전문인 YTN은 항상 켜놓고 틈 있으면 보고, TV 3사의 메인뉴스는 공식일정이 없으면 시청합니다. 최소한 1개 TV의 메인뉴스는 꼭 시청하지요. 아침뉴스와 마감뉴스도 자주 시청하고 있습니다. 또 연속극, ‘동물의 세계’ 등 자연다큐멘터리,토론프로그램도 자주 보는 편입니다.”



-대통령께서도 한때 신문발행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면 언론인의 길을 갔을까요? 만약 지금 일선 기자라면 어느 부서에서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지요. 또 만일 논설위원이라면 어떤 주제의 사설이나 칼럼을 쓰고 싶습니까?



“어렸을 적 꿈은 교수나 정치인이었습니다. 정치를 하며 기자들을 대해 보니 기자만큼 매력적인 직업도 드문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유분방하고, 글 잘쓰고, 술도 잘 마시고, 잘 놀고…. 전날 그렇게 술을 마시고 다음날 일찍부터 의연히 취재하고 글을 쓰는 정열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정보를 얻기 위해 끈질기게 움직이는 직업정신입니다.



만약 내가 기자라면 문화부 학술담당 기자를 선택하겠습니다. 학술담당기자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고, 또 서평을 해야 하니 평론가적 입장에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또 각종 학술세미나에도 참석해 지식인들의 논쟁을 경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논설위원이 되었다면 요즘 상황에선 역시 ‘개혁’을 얘기할 것입니다. 사설이나 컬럼은 품위있고 권위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소문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그 때문에 점차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취임 뒤 가장 반가웠던 보도와 가장 불만스러웠던 보도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또 97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의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장 반가웠던 보도라면 역시 침몰했던 우리 경제가 다시 소생하고 있다는 보도입니다. 한국의 신용평가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는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말 우리경제가 일어설 것인지 걱정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보도라면 역시 일부 언론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기사일 것입니다. 망국적 지역감정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언론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97년 대선 당시 몇몇 언론의 편파보도와 그 배경은 언론계와 언론학자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언론전문지들도 그렇게 지적했고요. 떳떳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거나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언론의 정도입니다. 공정보도를 위장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은 언론역사에서 반드시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선진국 신문들은 사설에서 지지입장을밝히더라도보도는 공정히 합니다.



특히 신문은 누구나 곧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기록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정도를 걸으며 공정성을 지키려고 노력한 언론들을 기억합니다. 사주나 일부 종사자의 이익이 아니라, 언론의 본질인 공정성을 귀하게 생각하는 언론이 있기에 우리 언론계와 나라에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언론인의 모습을 말씀해 주십시오. 또 차제에 언론관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보도입니다. 공정한 보도는 사실에 대해 중립적 입장에서 취재,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안, 예를 들어 선거의 경우 언론사로서 지지 또는 반대 의사를 사설을 통해 당당하게 개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공정보도를 위장하면서 편파보도하는 것입니다. 또 신문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해 과장하고 선동적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며 그것이 미치는 해독은 참으로 지대한 것입니다. 언론은 양날의 칼과도 같습니다. 잘 쓰면 사회의 목탁이 되고, 잘못 쓰면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언론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손에 쥐어져 있는 필봉이 이런 막강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항상 유의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진실을 보도하고 소신을 밝히려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에 대한 보도와 소신에 대한 비평은 엄격히 구별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만나본 언론인 가운데 ‘훌륭한 언론인’이라고 꼽을 만한 국내외 인사로 누구를 들겠습니까?



“언론인은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추구한다는 언론인으로서의 자세와 양심, 지조 그리고 사물을 보는 일관된 잣대를 가져야 하고, 그런 분들이 언론인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활동중인 훌륭한 언론인도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홍종인, 송건호 선생 등을 언론인으로서 존경하고 있으며, 대마도 분쟁을 취재하다 대만해협에서 숨진 최병우 당시 한국일보 기자도 현장을 중시하는 영원한 기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어두운 시절에도 언론인의 자세와 사명을 저버리지 않았던 분들입니다.



외국 언론인으로는 뉴욕 타임스의 존 옥스가 있습니다. 그는 70년대 뉴욕 타임스의 주필을 지낸 분으로 나와 자주만났는데 참으로언론인의 정도를 걷고, 언제나 성실하고 당당한 언론인이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세릭 해리슨도 있는데, 한반도 문제에 대해 그렇게 정열적으로 연구하고 파고든 그의 취재태도에 언제나 감복해왔습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언론인들이 과거 독재 정권 치하에서 과연 할 일을 다했는가, 그리고 지금 언론자유가 보장되니까 절제를 버리고 함부로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지 않는가 하는 점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때로 사세와 영향력을 앞세워 국정운영이나 정부의 정책시행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새 정부 출범 이후 언론보도가 정책방향을 그릇되게 바꿔놓은 사례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언론은 사설과 기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사설로 시시비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해야 할 기사까지 신문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왜곡하고 과장하거나 아예 묵살하는, 이런 점이 자주 보입니다. 이것은 언론사가 국가와 사회의 문제에 자기의 일방적인 주장과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것으로써 언론의 정도가 아닙니다.



최근 우리나라 언론 보도를 보면 세계가 한국을 보는 견해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계는 우리 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고, 인권 또한 크게 신장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개혁에 있어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거의 문과 방송매체를 나눠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언론들은 판매부수나 시청률을 언론의 권위나 영향력의 척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질적으로 차별화된 매체가 적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언론은 크게 말하면 모든 언론이 상호간에 큰 차이나 특색이 없고 질적 차이도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신문은 신문끼리, 또는 방송은 방송대로 거의 똑같은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낭비이고 독자나 시청자에 대한 불성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론은 자기만이 갖는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편집의 자주성이 보장되아야 하고, 지나친 양적 경쟁이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수립 이후 어느 정권에서도 정부와 언론관계가 바람직하게 정립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언론학자들은 ‘긴장과견제의 관계’가 바람직하다고도 말합니다.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정부“언론관계는 어떤 모습입니까?



“권력과 언론의 유착이 극심했던 우리 언론사에 비춰볼 때 권력과 언론의 바람직한 관계를 ‘긴장과 견제’라고 보는데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나는 언론은 권력에 대해 ‘건전한 비판자’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긴장과 견제’의 관계는 권력과 언론을 너무 대립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권력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하는 것은 잘한다 하고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안있는 비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은 공정한 기준을 갖고 권력을 감시하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전진할 수 있습니다.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려 해서도 안되고, 언론도 공정한 잣대를 갖고 기능해야 합니다. 상호 존중하고 감시하는 그런 관계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권 이후 개혁이 가장 더딘 ‘개혁 無風지대’로 언론이 꼽히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사회개혁의 첫 고리가 언론개혁이 돼야 한다"며 조속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언론 및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팽배합니다. 기업, 관료, 전문가들, 시민단체와 시민들, 특히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심각한 상황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개혁은 정부가 주도해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언론개혁을 주도할 경우 그 순수성이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얼마전까지 ‘언론자유’를 요구하던 국민들이 왜 지금은 ‘언론개혁’을 말하고 있는지 언론 스스로가 인식하고 개혁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독자들도 시장에서 판단해 주어야 합니다. 시민단체들은 독자들이 이런 문제에 눈을 뜨도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문개혁 추진을 위해 ‘방송개혁위원회’처럼 정부 언론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조합주의 방식의 ‘신문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킬 의향은 없으신지요? “사회의 신문개혁 요구를 수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앞서 말했지만 신문의 자율적인 개혁입니다. 국회나 시민단체들이 신문사들과함께 현재의 문제와개선점을 격의없이 토론해 개혁안을 마련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고, 정부도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습니다.”



-방송개혁과 관련해 방송개혁위원회가 마련한 방송법 개정안이 여당의 단일안으로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노련에서는 ‘개악’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방송법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방송의 발전과 건강한 정착을 위해 이번처럼 민간전문가와 방송계가 함께 지혜를 모은 일은 없었습니다. 한국방송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안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진한 부분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방송 종사자들도 한국 방송의 발전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충분한 대화를 하기를 기대합니다.



-청와대 기자실을 현재보다 더 개방할 여지는 없습니까?



“출입기자제를 등록제로 바꿔 국내외 모든 언론에 개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 춘추관 시설로는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저의 일정이나 활동을 비롯해 청와대의 모든 정보를 가능한 일반에 공개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이를 접근할 수 있도록 인터넷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정보가 상세히 공개되어 과거처럼 청와대를 둘러싼 오해가 줄어 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내외신 기자회견, 월례 기자간담회의 진행모습이 과거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여전히 도식적인 측면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질의를 보다 자유롭게 하고 일문일답을 늘리는 식의 변화를 꾀할 용의는 없습니까?



“TV생중계때 시간상 제약과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대변인이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는 것 외에는 자유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은 기자들이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을 대신해 질문한다는 생각에서 매우 정성을 들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 일문일답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앞두고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느라 제가 며칠씩 애를 먹고 있습니다. 비서실도 마찬가지지요.”



-국정홍보처 신설은 언론통제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언론계와 언론개혁시민운동단체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홍보처를 만들려는 취지는 무엇인지요. 또 이를 재검토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과거 선입견 때문에 생겨나는 의구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국정홍보처는 정부의 정책을국민과 세계에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기구이지 언론통제기구가 아닙니다. 정부정책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도 정부의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절대 과거 공보처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오해가 있어서 신문잡지·방송 정책 부서는 문광부에 그대로 존치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젊은층 수혈론’에 언론인도 포함되는 것인지요?



“언론인 출신 정치인은 그 현실적인 감각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우리 정치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나라 발전을 위해 새롭고 건강한 비전을 갖추고 있는 분이라면 다른 여러 분야의 전문인들과 더불어 환영할 것입니다.”



-언론이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보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그러하며,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언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현 정부는 인사와 예산, 지역발전 등에 있어서 공정성을 기하고자 노력했고, 지난 정권에 비교해 본다면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언론이 오히려 왜곡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구조조정 문제만 해도 당연히 공장이 많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지역발전에 전화위복의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충북은행이나 동남은행이 없어져서 해당 지역에서 크게 반발했지만 이제는 조흥은행이 청주에, 한빛은행이 부산에 지역본부를 두고 과거보다 훨씬 많은 대출자원을 방출함으로써 오히려 돈이 남아돌고 있습니다. 청주나 구미의 반도체 공장들도 합병으로 더욱 발전해서 지방의 경제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삼성자동차는 그대로 두면 부실로 문 닫을 기업인데 이제 대우가 자동차 주력 사업 기업으로 이를 인수함으로써 장래의 큰 발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마치 그런 것이 지역 차별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처럼 선동적 보도를 하거나 그런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크게 반성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경영인 신문방송기자 PD 등 언론관계자와 전체 언론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언론에 종사하는 분들은 이 사회의 엘리트들입니다. 직업으로서 언론을 선택한분들은 다른 직업을 선택한분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우선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자유.정의.공정이란 개념들을 염두에 두고 역사를 기록하는 분들입니다.



지금은 국가적인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개혁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개혁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개혁이 진행될수록 반개혁적인 목소리도 커지게 됩니다. 언론인들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개혁이 성공하고 나라가 바로 서는데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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