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켜·며] 남은 자를 위하여

"근데 선배는 왜 남아있어요?"



"나? 나야 기자 계속해왔으니까. 처음이 아니라 계속해왔다는 게 중요해. 물론 불안이나 불만도 있지만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앞으로도 언론이 제대로만 선다면 산업적으로나 저널리즘으로나 사회에 기여할 바가 있다고 생각해."



좀 있으니 다시 말이 덧붙여진다.



"남아있는 사람 멘트치곤 좀 약하냐?"



이번주 취재수첩을 뒤져보니 온통 인터넷, 벤처 얘기밖에 없다. 떠난 사람, 남은 사람&. 그러니 또 이 얘기다.



앞선 선배의 말에 기자통신 3월호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AP통신 최상훈 기자의 글이 겹쳐졌다.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기사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그 취재과정의 박진감이란. 기획이 짜여지자 조사 전문기자가 나오고, 국제전문 대기자가 합세하고 220여회의 대대적인 관계자 인터뷰하며 막판엔 AP텔레비전뉴스까지&.



남아서 보람을 찾고자 하는 기자들의 맘 속엔 이런 취재여건과 지원 속에 한번 제대로 뛰어보고 싶은 바램도 있으리라. 물론 그런 환경과 역량이 금방 쌓이는 것도 아니지만 다른 한편 이제 신문은 속보경쟁 그만하고 기획·심층보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지켜울 만큼 들어왔잖은가.



언론사도 디지털이나 인터넷 바람 속에 변신을 모색하다 정작 본령인 저널리즘을 빠뜨리는 누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여전히 기사를 쓰고 싶어하고, 여기서 보람을 얻고자 하는 기자들의 의지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먼저 건투를 빌어야겠다. 기왕이면 보다 나은 언론을 꿈꾸는 남아있는 자들을 위하여. 김상철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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