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누비는 선배 찾기 힘들어

(특집/후배가 선배에게)이주영 인천일보 사회부




  이주영 기자  
 
  ▲ 이주영 기자  
 
선배.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낯설던 이 호칭이 이제는 하루에 얼마나 사용하는지조차 모를 만큼 입에 붙었습니다. “선배 술 한번 사시죠.” “선배 밥 때 됐는데요.” “선배 출고 했습니다.” “선배 죄송합니다.”



입사 3년, 글로 선배에게 쓴 소리를 하려니 얼굴이 붉어지고 두렵기조차 합니다. 그래도 용기 한번 내 볼랍니다.



선배. 수습을 지나 현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지금, 취재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두렵습니다. 어긋난 내 펜이 그들의 상처를 짓이겨 놓고, 잘못된 판단이 사실을 도륙하지 않을까하는 불안함. 완벽하지 못한 내 글 때문에 밤잠을 설칠 때도 많습니다. 제 또래 기자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성장통’이겠죠.



하지만 언제부터 현장은 후배 몫이요, 그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후배 책임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장을 누비는 선배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현장에서 들리는 함성을 알까’하는 의문까지 듭니다.



후배의 생각이 짧고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선배를 판단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선배에게 부족한 기사를 출고하는 후배의 심정은 어떨까요. 혼나겠습니다. 게으르다면 더 뛰겠습니다. 이제 현장에서 만나 함께 고민하는 선·후배가 됐으면 합니다.



참 선배, 얼마 전 선배들이 보여준 기자단 탈퇴와 클린 선언의 용단, 멋졌습니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 인색하기만 합니다. 사과와 반성이 전제가 돼야 상생의 길로 갈 수 있으니까요.



‘개혁은 혁명보다 힘들다’는 말처럼 힘들여 쌓아가는 ‘언론개혁’의 탑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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