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란 무엇입니까?"

(특집/후배가 선배에게)전대식 부산일보 조사정보부




  전대식 기자  
 
  ▲ 전대식 기자  
 
면접때 면접관이 ‘콜링(calling)’ 어쩌고를 물어봤다. 대충 면접관의 말은 이랬다. “`지사형 기자’가 필요하다. 거악과 불의에 항거하고, 사회의 목탁이 되어 공익과 정론을 펼쳐라”. 컬러링을 묻는 줄 알고 답할 뻔 했던 그 무거웠던 얘기 속에 아무튼 기자라면 뭔가 대단해야 할 것처럼 보였다.



수습 때다. 회식 자리였다. 모 선배가 기자가 뭐냐고 물었다. 답하기도 전에 선배가 말했다. “시키는 대로 잘하고, 글 잘 쓰고, 지각하지 말고” 기자가 아니어도 지켜야 할 당부였다.



입사 후 5년. 여전히 나는 선배들에게 영원한 후배고, 후배들에게 영원한 선배일터. 초심의 스타트에 던져진 그 질문을 이제 내가 내게 묻는다. 원유가에 일희일비하는 증시처럼 답은 `오로지’ 혼란스럽다. 아마 밥벌이로 이짓을 하고, 자연사하기 전까지 그 혼란은 여전히 유효할 테고, 인 박힌 편두통처럼 앓을 게다.



그래서 말인데. 누가 그게 뭔지를 알면 말해주었으면 한다. 언론학 교과서와 선배들의 무용담은 사양한다. 교과서는 너무 아득하고, 무용담은 언제나 좋은 시절 얘기다. 그때와 지금이 다르고, 거기와 여기가 만나기엔 너무 헐겁다.



“선배들에게 바라는 말?”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없다.’ 그저 약발과 끗발, 글발, 말발이 닳은 당대에 살아남은 게 하염없이 고마울 뿐이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밖에 없다.



생은 갈수록 살기가 힘들다는데, 신문이 이리 쉬이 읽혀져도 될까. 5년차 기자의 고민은 겨우 이 정도다. 여전히 선배 아니면 후배일 기자들에게 나는 묻는다. `기자란 무엇인가?’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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