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영원하네

(특집/선배가 후배에게)송도훈 광주방송 보도국




  송도훈 기자  
 
  ▲ 송도훈 기자  
 
김효성 기자! 10년전 광주방송 보도국에서 자네를 처음 만났던 때가 기억나네. 자네는 나보다 먼저 광주방송 기자로 입사해 있었지. 내가 추가 모집을 거쳐 합류하면서 자네와 직장 동료가 되었지 않는가.



첫 만남에서 자네는 사근사근한 친화력은 없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깊이와 맛을 느끼게 하는 그런 후배였네.



입사한 그 해 연말, 우리는 노조 결성에 나섰네. 그 때 많은 사람이 몸을 사리며 뒷걸음쳤지만 막내 기자인 자네는 나를 믿고 기꺼이 동반자가 되어 주었지. 98년 내가 회사를 떠나 낯선 환경 속에서 힘들어 할 때였네.



추석 명절을 앞둔 어느 날, 자네가 내 집에 불쑥 찾아왔었지. 그 날 사과 한 상자와 구두 상품권 한 장을 건네주고 돌아가던 자네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 아내와 나는 그 날 말할 수 없이 미안하고 고마웠네. 경영진이 노조설립에 동조한 자네를 광고국으로 보내버릴 때 아무런 힘이 돼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고, 말없이 떠난 못난 선배를 잊지 않은 자네가 그저 고마웠네.



7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정도를 걷지 않았던 당시 경영진과 간부들은 회사와 무관한 사람이 되었다네. 불과 10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생이란 얼마나 짠하고 서글픈 것인가?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 우리가 가진 시간과 물질, 기자 직분도 결코 우리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 다만 우리가 잠시 맡은 이것들을 정직하게 경영하면서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 오래 남을 뿐이네.



마음으로 다 알아들을 것들을 시시콜콜 적고 보니 열없기 짝이 없네. 자네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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