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1회 이상 출품사 24.3% 불과

(특집/이달의 기자상 사진보도부문 분석)




  2005년 3월 수상작인 한국일보 왕태석 기자의 '열정·끈기의 1년… 로봇, 악수를 청하다'.  
 
  ▲ 2005년 3월 수상작인 한국일보 왕태석 기자의 '열정·끈기의 1년… 로봇, 악수를 청하다'.  
 
최근 1년간 사진보도부문 ‘이달의 기자상’은 어떤 언론사, 어떤 기자가 받았을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달의 기자상’은 한국기자협회가 한 달에 한번씩 소속 회원들의 보도물 가운데 사회발전에 기여하거나, 언론의 사명에 충실한 보도 등에 상을 주어 격려하는 제도이다.



1년에 한번 주는 ‘한국기자상’과 한 달에 한번씩 수상자를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한국기자협회 산하 ‘기자상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심사위원회에서의 수상작 선정 과정은 언론 현장을 잘 아는 전현직 언론인 뿐 아니라 저명한 언론학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야말로 철저히 독립적,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최근 1년 동안 ‘이달의 기자상’ 사진보도부문 출품작을 분석한 결과 의외로 사진보도물을 출품하는 회원사나 회원이 생각만큼 많지 않아 주목된다.

실제로 2004년 7월(167회)부터 2005년 6월(178회)까지 1년 동안 이달의 기자상 사진보도부문 출품작은 모두 18개사 44건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사진보도부문은 지상파나 케이블과 같은 TV매체를 제외한 신문·통신사들끼리 경쟁하는 영역이다. 현재 기자협회에 가입돼 있는 신문·통신사는 모두 74개사. (연합뉴스 9개 지방사 포함). 이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단 1번이라도 ‘이달의 기자상’에 사진보도물을 출품한 언론사가 74개사 가운데 18개사(24.3%)에 불과했다.



언론사별로는 한국일보가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합뉴스는 7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연합뉴스의 경우 연합 부산지사와 연합 강원지사가 각각 1건씩 출품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전체 연합뉴스로 합산할 경우에는 한국일보와 같은 9건이 된다. 하지만 연합뉴스 지방사들의 경우 기자협회에 각각 별도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므로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밖에 △세계 4건 △한겨레, 강원, 전남 각각 3건 △동아, 국민, 경인 각각 2건 △매일경제, 국제, 서울경제, 매일, 문화, 경향, 머니투데이, 연합 부산지사, 연합 강원지사 각각 1건 등이었다.






  2005년 5월 수상작인 문화일보 김연수 기자의 ‘수리부엉이의 자식사랑, 번식생태 90일 추적.’  
 
  ▲ 2005년 5월 수상작인 문화일보 김연수 기자의 ‘수리부엉이의 자식사랑, 번식생태 90일 추적.’  
 

 

최근 1년 동안 사진보도부문 출품작이 가장 많았던 달은 2005년 3월(175회)로 4개사 7건이었던 반면 2004년 12월(172회)에는 1개사 1건으로 가장 적었다. ‘이달의 기자상’ 사진부문 출품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2∼3건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월평균 5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기협에 가입된 전체 사진기자 회원 수와 비교할 때 여전히 적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그렇다면 사진기자들이 왜 ‘이달의 기자상’에 자신의 보도사진을 잘 출품하지 않는 것일까?

사진기자들은 이와 관련 △바쁜 일상 업무 △협회의 홍보부족 △소속사의 분위기 △심사위원과 일선 기자와의 사진뉴스 시각차에 따른 부담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것저것 할 일이 많은데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 위해 공적서 만들고, 여기저기 도장 받아서 접수시키는 등의 일이 번거롭기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사진부 인력이 줄어 업무 부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특히 신참 기자들의 경우 스스로 보도 사진을 출품하는 것이 괜히 눈치가 보여, 생각은 있어도 실천을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방사 기자는 “회사 내부의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며 “사진부 데스크나 기자협회 지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에 관심이 많은 신문사는 좋은 사진을 자주 출품해 보자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누가 말하는 사람도 없어 관심이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홍보 문제를 거론하는 기자도 있다. 기자협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달의 기자상’에 많이 출품할 것을 권하는 안내 광고를 한다든지, 각 지회를 통해 사진 뿐 아니라 일반 기사들도 출품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기자는 “사진을 출품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않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사진기자는 사진 자체의 완성도에 비중을 두는 반면 심사위원들은 ‘이 사진으로 인해 어떤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가’가 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진 밸류에 대한 해석 차이가 출품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기자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뉴시스의 고명진 사진영상국장은 “현장의 사진 기자와 심사위원들 간에 보도사진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며 “또한 사진을 심사하는 시점이 사진이 게재될 당시 보다 한 달 이상 뒤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진 뉴스 밸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도 적지만, 실제 수상작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지난 1년 동안 5회에 걸쳐 ‘사진보도부문’(전문보도부문)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는 것 만 봐도 이러한 사실은 잘 드러난다.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사진 보도의 내용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정치나 사회면의 사건·사고 사진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기획물이나 자연생태계를 담은 환경물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올해의 ‘이달의 기자상’ 사진보도부문 수상작만 봐도 이러한 경향은 바로 입증된다.

2005년 2월 수상작인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의 ‘난장판 민노총 대의원 대회’만 사건·사고성 뉴스일 뿐 3월 수상작인 한국일보 왕태석 기자의 ‘열정·끈기의 1년… 로봇, 악수를 청하다’와 5월 수상작인 문화일보 김연수 기자의 ‘수리부엉이의 자식사랑, 번식생태 90일 추적’ 등은 모두 기획물 또는 환경물이다.



사진 뉴스에 있어서 기획물 및 환경물의 중시현상에 대해 뉴시스의 고 국장은 “정치나 사건사고 중심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수용자 요구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진수 편집국장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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