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며] 공부 바람

한겨레신문 기자들이 '진보언론연구모임'(가칭)을 만들어 15일 첫 자리를 가진다고 한다. 요즘 언론계에선 보기 드문, 공부하는 모임이다. 모임의 회원인 한 기자는 "이 모임이 사내에 상시적인 토론 자리를 마련하고 기자들간의 의견 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내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하긴 경기호황을 탄 잇딴 증면으로 많은 기자들이 격무에 허덕이고 있는 요즘처럼 토론은커녕 제대로 한번 모여 얘기 나누기도 힘든 시절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겨레의 사례처럼 정기적으로 모임을 '조직'하진 않더라도 기자들이 상시적으로 지면개선을 논의하는 언론사도 있고, 사내 통신이 활발히 운영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사내통신에 지면이나 편집국 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지지하거나 반박하고, 더러 간부들도 답변하는 양상을 적잖이 접할 수 있다. 명색이 여론을 반영하고 의제를 설정한다는 언론에서 먼저 내부의 '말길'이 트이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일 것이다.



기자들의 모임이나 사내통신의 활성화 조짐들이 전체 언론계 특히 기자들의 원활한 토론문화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문제이다. 기자협회도 여기에 일조하기 위해 이달부터 언론재단과 공동으로 '기자포럼'을 신설, 매달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첫 모임이 총선보도를 주제로 오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아무쪼록 이러한 노력들이 기자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길 바란다. 말문이 트이고 토론과 논쟁이 넘치면 답답한 가슴, 숨통도 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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