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장] 언제까지 이런식인가

언론재단은 퇴출 정치인 처리장이 아니다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에 언론인 강제해직의 주역이자 정치권 주변을 맴돌던 인사가 내정된 것은 그나마 희미하던 현정부의 개혁의지가 완전히 사그라졌다는 증거이다.정부가 공석이 된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에 지난달말 새천년 민주당 마포갑 지구당 위원장 김용술씨를 내정하자 언론재단 노조는 물론 언론유관단체들의 반대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김용술은 누구인가? 그는 언론인으로서,정치인으로서, 그리고 특히 인간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사람이다.



우선 언론인 시절의 실패.

지난 89년 편집국장시절, 재벌 한화그룹이 경향신문을 인수할 즈음. 재벌의 인수를 반대하고 편집국 독립과 언론민주화를 외치던 기자 5명을 강제로 내몰았다. 김용술의 공로로 한화는 평소에 그렇게 부러워하던 언론사를 소유하게 됐다.그러나 한화는 경향에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그룹자체까지 휘청거리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다음 정치인으로서의 실패.

그런 김용술은 92년 민주당 마포갑 지구당위원장으로 옮겨 정치에 입문했으나 14,15대 총선에서 내리 낙선하고 만다. 후배기자들을 그렇게 모질게 쫓아내고 출세가도를 달릴 정도라면 당선이 될 만도 한데 무엇이 모자랐을까?



마지막으로 인간적인 실패.

한화는 지난 89년 경향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수를 적극 반대하던 노조집행부 1기 기자 5명을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당시 편집국장이 망설이자 김용술이 자원해 국장이되고 이어 해고의 칼을 휘둘렀다고 한다.자신의 출세를 위해 후배기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해고 5인 가운데 노조위원장이던 이성수기자는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비정한 인간의 눈먼 출세욕이 언론계에 비통한 역사를 남겼다.



또 한가지,이 대목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절차상의 하자를 따져보자.한국언론재단정관에는

이사장은 14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추천'을 받아 주무부서의 장(문화관광부장관)이 승인을 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김용술은 이사회의 추천과정이 생략된채 정부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려 했으니 명백한 불법이다.



김용술이 이사장으로 내정된 이후 지금까지 이사회도 무산됐고 재단의 노조비대위도

무한투쟁을 선언했다. 최근 언론재단 뿐아니라 한국방송공사 사장에도 구 안기부출신 낙천자가 내정돼 반발을 사고 있다.이는 현정권이 구정권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독재화하고있다는 방증이다.

다시한번 촉구하건대 이 정권이 언론개혁은 고사하고 조금이라도 양식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을 무시하고,국민을 대변하는 언론을 업신여기는 권력은 반드시 붕괴된다는 사실이 더이상 현실화되는 것을 목도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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