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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전국MBC]'잘 들어야' 할 당사자는 누구인가
'잘 들어야' 할 당사자는 누구인가 2024년, ‘자유’의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망언이 나왔다.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입에서다. 황 수석은 출입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지난 1988년 일어난 언론인 테러 사 건을 언급했다. 군 당국을 비판하는 기사에 불만을 품은 군 정보사령부에서 주도한 사건이다. 황 수석 은 이를 두고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기사가 문제였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비판적인 기사를 계속 쓰 면 허벅지에 회칼이라도 꽂겠다는 말인가. 등골이 서늘하다. 황 수석은 기자 출신으로 자신의 발언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안임 을 모를 리 없다. 언론사로서 당연하게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했던 MBC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MBC는 그간 숱한 탄압을 받아 왔다. 전용기 탑승 불허부터 기자 압수수색,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의 중징계, 이번에는 테러 언급이라니. 이것이 이번 정권에서 그토록 부르짖던 ‘자유’란 말인 가. 황 수석의 망언은 이게 다가 아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는 배후설을 언급했다. 극우 유튜브 수준 의 막말은 정말 지긋지긋하다. ‘농담’이라고, ‘그냥 이야기한 것’이라는 해명은 더 기가 막힌다. 5.18 폄 훼 발언을 한 집권 여당 후보는 공천까지 취소됐는데 대통령실 수석은 이제 어떻게 책임을 질지 궁금 하다. 지난해에는 여당 소속 충북지사를 비판한 지역 MBC 기자와 야당 도의원 등에 대해, 한 지지자가 테 러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했다는 이유로 기자들이 테러를 걱 정하고 밤길을 조심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전국의 MBC 기자들은 어느 때보다 똑똑히 듣고, 제대로 기록하고 있다. 황 수석이야말로 잘 들어라. 즉각 사과하라. 그리고 물러나라. 그것이 한때 언론인으로서 마지막 양심을 지키는 길이다. 2024년 3월 15일 전국MBC기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