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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전국MBC] "홍준표 대구시장은 법 위에 군림하는가?"
"홍준표 대구시장은 법 위에 군림하는가?"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에게 대구MBC 취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헌법이 규정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5월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며 대구MBC 취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고, 대구시는 일사불란하게 대구MBC의 눈과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 같은 취재 거부의 자유가 오히려 대구MBC가 가지는 취재의 자유, 취재한 정보에 대한 보도의 자유, 정보원에 대하여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대구MBC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 역시, 경찰은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대구시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던 홍 시장은 오히려 검찰에 대구MBC를 고소했고, 9개월 넘게 취재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취재를 거부한 뒤, 기사를 쓰면 고소와 고발, 소송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언론을 틀어막겠다는 천박한 발상이다.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홍 시장은 "의미 없는 결정"이라고 재판부를 조롱했다.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면서 자신은 취재 거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자유가 법 위에 있다는 초법적인 발상이다. 이것이 보수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인가? 홍준표 시장에게는 법률가 출신으로서의 상식은 물론, 시민을 대표하는 단체장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보이지 않는다. 홍 시장은 산하기관에까지 취재 거부를 지시한 적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공보관의 일방적인 판단이라는 궤변에서는 헛웃음이 나온다. 시장 취임 이후 일방적, 제왕적 업무 추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 모든 게 자율이었다는 뜻인가? 앞으로도 홍 시장 자신은 취재 거부를 하겠다며 직원들은 각자 판단하라고 했는데, 직원들이 제왕적인 시장의 뜻을 거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 시장의 취재 거부는 이성적 판단도, 법적 판단도 아니다. 그저 자신과 자신이 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집 그 자체이다. 대구MBC의 보도와 취재가 그렇게 두렵고 불편한가? 시민을 대신해 대구시를 감시하고 잘못될 수 있는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이렇게 생떼를 부릴 만큼 신경이 쓰이는가? 이것은 지역의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역 MBC와 지자체와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지역에서 해야 할 목소리를 내는 자리에서 MBC 구성원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홍 시장처럼 법원 판단조차 무시하는 전례는 찾기 어렵다. 언론중재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는 같은 당, 다른 지역 지자체장들을 보며 대구시장은 느끼는 바가 없는가? 우리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즉각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대구MBC에 대한 모든 취재 거부와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즉각 대구MBC와 대구시민, 또 모든 언론인에게 사과하라. 대구시의 사례가 민주주의의 근본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례가 될 것을 전국MBC 기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요순시대를 이끌었던 요와 순 임금은 '총명'하다고 했다. '총명', 머리가 좋다는 뜻이 아닌, 귀가 밝고 눈이 밝다는 뜻이다. 부디 대구시장은 총명하게 법을 지키길 바란다. 비판에 귀를 닫은 자,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은 자, 그런 이에게 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2024.2.2. 전국MBC 기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