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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전국MBC] ‘밤길 조심하라’는 말이 실화가 된 세상이라니...
‘밤길 조심하라’는 말이 실화가 된 세상이라니... 권력자들이 불편해하는 고발기사를 쓴 기자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밤길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이건 농담이다. 그 말을 주고받는 기자들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할 수 있는 농담일 뿐이다. 권력자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기자가 테러를 당하는 사회는 민주사회도 아니요, 문명사회라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지지자라는 이가 모의하고 실행까지 하려했다는 테러 모의사건은 ‘충격적’이다. 아니, 충격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작업을 한다’, ‘끝까지 가면 청부살인까지 가는 것’이라는 말이 대체 뭔가. 테러라는 말도 끔찍한데 ’청부살인‘이라니. MBC충북의 모 기자를 비롯해 테러 모의자들이 겨냥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는 다음과 같다. 2023년 7월, 14명이 숨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참사 전후 충북지사의 행적과 언행은 적절했는지’, ‘왜 하필 실종자 수색 중인 일요일에 내부 결재도 없이 충북지사 땅 주변 정비 사업 먼저 급하게 발주했는지’ 등이다. 이게 과연 농담으로나마 기자가 밤길을 걱정해야 할 기사인가. 박정희 독재정권이나 전두환 군사반란 정권 때나 있을 법한 일들이 2023년에 일어나고 있으니 참담하다. 즉각적인 경찰 수사와 충청북도의 자체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 경찰은 당장에라도 수사에 착수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막아야 한다. 더 나아가 메시지와 녹취록에 담긴 테러 정황의 배후를 밝혀 지역사회가 야만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김영환 지사 역시 자신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자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벌써부터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김 지사의 해명이 들리고 있는데, ‘오른팔 같은’ 측근이 저지른 일이라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언론탄압 행태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TK 신공항 비판보도를 이유로 들어 대구시가 대구MBC 기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취재거부를 선언할 때 홍준표 시장은 뭐라고 했는가. 수사기관의 판단을 보고 취재거부를 풀지 말지를 결정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정작 경찰에서 무혐의가 나오자 홍시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적반하장식으로 대구MBC 기자들을 직접 고소하고 나섰다. 언론중재위도 필요없다며 자신을 비판하는 기자들을 고소하고 취재를 거부하는 홍시장의 이런 안하무인식 행태, 더 나아가 자신에게 불편한 보도를 했다고 MBC 기자들을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윤석열 대통령의 속좁은 행태가 김영환 지사 지지자라는 이가 저지른 막가파식 테러 모의를 잉태한 토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전국의 지역MBC 기자들은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비판과 감시를 인정하지 않는 권력자들은 부디 자신을 돌아보라. 전국MBC기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