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폭 예상 보도 사라진 대신
"쉬웠다, 어려웠다" 혼란 부추겨
지난 5일 실시된 2004년도 대입수능을 다룬 언론의 보도태도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쉽다 어렵다 식의 난이도에 초점을 맞춘 한편 언론사별 내용이 상이하거나 가판과 배달판의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각 사마다 보도의 내용이 다른 점 등도 발견됐다.
올해의 경우 수능 실시 전 교육기자클럽 기자들이 모여 수능 총점 및 영역별 점수의 등락예상폭을 표본채점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도하지 않는 등의 내용이 담긴 보도강령을 정해 각 사 사회부장 편집?보도국장의 서명을 받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다. 등락폭에 대한 오보사태를 속출한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말자는 의도에서다. 실제로 이번 보도는 예년과 다른 점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기자클럽 한 기자는 “기사를 쓸때 기자들끼리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눠 강령의 기준을 넘지 않는 보도를 위해 기자클럽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번 언론보도에서는 수능 등락폭을 점치고 서울대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보도 내용이 언론마다 제각각이어서 혼란스러웠던 점은 올해도 지적사항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능 당일인 지난 5일 오후에 배포된 두 석간신문도 내용이 달라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혼선을 줬다. 한 신문은 “언어, 작년만큼 어려웠다”며 1교시 시험내용을 전한 반면 다른 한 신문은 “1교시 쉬웠다”고 보도했다. 두 석간 신문의 상이한 보도는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다. 이 밖에 이날 오후 배달된 6일자 가판도 언론사마다 적잖은 편차를 보였다. 5일 저녁 발행된 가판에서는 국민, 대한매일이 “작년만큼 어려웠다”고 보도한 반면 조선과 한국 세계 한겨레는 “작년보다 쉬웠다” “약간 쉬웠다”로 보도했다. 각 사의 보도는 가판과 배달판에서도 다른 양상을 보여 가판에 “쉬웠다”고 보도한 경향과 조선 한국 세계는 일제히 “난이도 작년과 비슷”이라고 바꿔 달기도 했다.
이처럼 각 신문마다 난이도 분석에 차이가 나고 쉬웠다 어려웠다 류의 난이도에 초점을 맞춘 보도에 대해 당사자인 수험생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디어다음 토론방에 개설된 수능 토론방에는 수험생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xray2**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정확한 점수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능이 끝나자 마자 올해 수능 작년보다쉬웠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번도 아닌 수능때마다 내보낸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dinghe***는 “쉬웠다 잘봤다는 일부의 인터뷰를 통해 단정지은 결과가 수험생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교육기자클럽 다른 기자는 “기사를 쓸때 강령의 정확한 기준을 잡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눈을 가장 끄는 난이도 보도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1명 수험생의 인터뷰 내용만으로 ‘쉬웠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난이도 판단이 자의적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현재 교육기자클럽 기자들이 보도량을 줄여보자고 제안하는 등 수능보도의 변화를 위해 많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점차적으로 경쟁은 줄어들고 기사가 건조한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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