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의장 "중앙당 기자실 폐지"제시

국회중심 취재시스템 변화 기대 • • • 일부 회의론도

정치권에서 취재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지난 5일 4당 총무?정책위의장과의 회의 석상에서 중앙당 축소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중앙당 기자실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신 국회 기자실을 활성화시켜 각 당이 국회에서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당 기자실 폐지를 뼈대로 하는 정치부 취재 시스템의 혁신적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더구나 이날 모인 각 당의 총무?정책위의장 등도 박 의장의 의견에 원론적으로 동의했으며 “당장 시행하자”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구식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은 “박 의장은 취임하면서부터 당 중심의 취재관행이 좋지 않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 왔으며 이번 기회에 다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참석자들이 모두 공감을 한 상태여서 당이 결단만 내리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당에 상주하며 취재할 경우 일정 부분 그 당에 동조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의장의 생각이며 국회에서 각 당의 브리핑을 소화할 경우 취재기자들 입장에서도 득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의장이 제시한 방침은 그동안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던 내용과도 맞물려있다. 한 일간지 정치부 차장은 “기자들에게 중요한 논평이나 취재일정이 없을 경우 당이 아닌 국회에서 상주할 것을 당부해왔다”면서 “지금의 중앙당 기자실 취재시스템으로는 정치부 기자들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장과 각 당의 총무들이 만난 자리에서 오고간 얘기인 만큼 실무적인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기자들도 있다. 민주당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기자들 눈치보지 말고 각 당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당장 기자실을 폐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 각 당이 국회 브리핑을 정례화시키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국회중심으로 취재시스템이 개편되면 군소정당의 목소리에도 언론이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취재시스템 개편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현실론이다. 한나라당을 출입하고 있는 한 기자는 “벌써부터 국회 기자실이 활성화됐어야 하고 또 기자들이 먼저 제기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국회의장과 각 당의 상층부가 뜻을 모았다고 해서 그동안의 관행에 물든당직자들과 기자들이 그 필요성에 공감할지 의심스럽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전관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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