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감판매 문제 많다

언론사마다 수익사업화…기관·단체 ‘울며 겨자먹기’ 구입

공무원노조 “의무구입 관행 근절시키겠다”







지역 언론사에서 발행하는 연감판매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연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주시지부는 최근 지역 언론사에서 발행, 전주시가 구입한 연감 200여권을 수거해 이를 해당 언론사에 모두 반납했다. 전주시지부는 의회 도서관, 공보과 등 비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4∼5개 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의 연감을 수거했다. 판매시점이 한참 지난 것을 고려할 때 기존에 구입했던 연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전주시지부의 주장이다. 오광진 지부장은 “연감판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부서에 예산편성이 되지 않은 만큼 어쩔 수 없이 각 국·과의 부서비용이나 직원 복지비에서 충당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사전에 연감판매 및 구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 이같은 관행을 근절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연감이란 각 언론사가 1년단위로 해당지역의 역사와 동정, 인물을 총망라해 판매하는 간행물. 그러나 일부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비디오테이프, 지역언론이 부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간행물 등과 함께 공무원들의 원성을 듣는 단골메뉴가 됐다. 또 이른바 계도지 논쟁과 함께 예산편성 반대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기도 했다.

연감판매를 두고 이처럼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해당 언론사가 지역내 기관이나 단체에 대량으로 판매하고 구입하는 관행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오 지부장은 “현재 연감은 각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실시하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자치단체의 경우 출입기자가 직접 연감을 판매하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치단체 공보과장은 “출입기자들이나 지사장들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거절하기 힘들다”면서 “언론사간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전량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연감은 대부분의 지역언론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연감 1질의 가격은 15만원에서 20만원선. 연감을 반납한 전주시지부의 경우 전주지역 3개 언론사에서 발행한 연감을 모두 구입한 부서는 45만원의 예산을 부서비로 구입했으며 전주시지부가 회수한 200권을 환산할 경우 3000여만원에 달한다. 예산이 미리 편성돼 있는 공보부처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가 이같은 관행에 따라연감을 구입하고 있다.

연감발행은 일선 기자들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판매에 적잖은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 일간지 기자는 “자치단체 출입기자나 주재기자들에게 연감판매는 ‘연중행사’처럼 돼버렸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감수하면서까지 언론사가 앞다퉈 연감을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 전관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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