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여유로움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촌각을 다퉈가며 취재, 편집, 제작을 수행하는 언론사 종사자들에게 주말에 주어지는 잠시동안의 여유는 무조건적인 휴식으로 빠지기 일쑤.
그러나 토요일 오후, 신문 발행을 확인한 뒤 간단한 장비만 갖춰 훌쩍 자연으로 떠나는 이들이 있다.
문화일보 낚시동호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토요일 오후 도심을 벗어나 각 지방의 저수지를 돌며 밤낚시를 즐긴다. 문화일보에 낚시동호회가 생긴 것은 벌써 10여년전. 자연을 벗삼아 피로를 씻어내는데는 그만인데다 짜릿한 ‘손맛’을 즐기는 사원들이 늘어나면서 회원수는 어느덧 4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각 낚시동호회들의 가장 큰 행사인 시조회, 납회때는 상품을 걸고 본격적인 입질에 나선다. 경험이 붙어 40cm에 이르는 떡붕어들을 낚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고기를 잡기 위해 짐을 꾸리지 않는다. 한 수의 수상좌대에 3-4명씩 앉아 장비를 꺼내 설치하고 나면 저수지를 둘러싼 절경에 어느덧 찌든 일상이 벗겨지고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한다. 산수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과 맑은 공기는 이들을 후회시킨 적이 없다고. 날이 저물고 저수지에 둥둥 떠있는 각 좌대에 불이 켜지면 살가운 말 한마디 주고받기 힘든 삭막한 도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난 회원들간의 화기애애한 얘기꽃이 핀다. ‘붕어를 찾아’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매주 주말판 ‘휴’를 손수 도맡고 있는 이동윤 체육부장(동호회 고문이기도 하다)같은 ‘매니아’들은 더러 있지만 “기필코 월척을 낚으리라”는 ‘꾼’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동료사원들과 함께 자연에 묻히는 것 그 자체가 -비록 밤낚시로 몸은 피곤하지만- 이들이 모임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동호회 간사를 맡아 기상을 파악하고 수온 등을 고려해 저수지를 섭외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전산새매체국 김승수씨는 “사원들과 함께 도심을 벗어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면서 “좌대에 앉아 함께 식사하고 술을 기울이면서 느끼는 ‘손맛’은 또다른 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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