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MBC 사장 내정자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맨 앞에 서겠다"

21일 방문진 이사회서 과반 득표

MBC 차기 대표이사에 안형준<사진> MBC 메가MBC추진단장이 내정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방문진 회의실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안형준 단장과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국장 등 2명을 공개 면접한 결과 과반을 득표한 안형준 단장을 MBC 사장에 내정한다고 밝혔다.

안 내정자는 1994년 YTN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 2001년 MBC에 경력기자로 입사했다. 지난 2018년엔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역임했고 2021년부터 메가MBC추진단장으로 일해 왔다.


이날 최종면접에서 안 내정자는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내정자는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시민의 권익을 신장시켜야 한다고 배웠다”며 “외풍에 흔들림 없이 대표이사가 맨 앞에 서 있겠다. 보도 책임자가 독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뚫리지 않는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보도나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에 있어선 MBC의 뉴스 편집이 아쉬웠다”며 “편집회의가 더 투명해야 하고 수평적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앉아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검색하고 모니터하며 취재 부서를 찾아가는 뉴스편집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내정자는 또 콘텐츠 투자 방안과 관련해선 임대료와 유보 자금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내정자는 “지난해 MBC 본사의 매출은 8602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콘텐츠 유통 수익이 55%로 가장 많고, 광고가 32%로 두 번째, 그 다음이 협찬으로 8.3%”라며 “하지만 해마다 광고 비중은 계속 떨어지고 콘텐츠 유통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 MBC 그룹의 전체 유보자금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여의도 오피스텔 빌딩에서 향후 5년 동안 해마다 142억원씩의 임대료 수익이 발생한다”며 이 자금을 전문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의 컨설팅을 거쳐 드라마 제작 등에 효율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내정자는 MBC라는 큰 조직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선 “지금 MBC에 직군별 조직이 10여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종 간 이익단체들과의 보다 긴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기자였으면 방송기자연합회장 하기는 좀 어려웠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며 “함께 어깨 걸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저를 지지하는 후배들도 적지 않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됐으며 오후 4시30분께 종료됐다. 방문진 이사들의 투·개표를 제외하면 후보자들의 질의응답 등 면접 전 과정이 iMBC 홈페이지 및 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다만 방문진 김도인·지성우 이사는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MBC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낸 이후 더 이상의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이날 면접에 불참했다. 안형준 사장 내정자는 오는 23일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참석하는 MBC 주주총회에서 임명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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