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심’ ‘윤의 남자’ ‘윤의 최측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한동훈 검사장을 지명하자 신문들이 14일자 1면 제목에 붙인 수식어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수사, 조국 수사 등 고락을 함께해 온 ‘분신’과도 같은 인물’(동아일보),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때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서울중앙지검3차장검사를 지낸 복심(腹心)’(경향신문), ‘윤 당선자를 ‘석열이형’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한겨레신문)다.
“한 후보자 지명 발표 전까지 윤 당선자 주변에서 그의 발탁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조선일보 보도(14일자 A3면)처럼 한 후보자 지명은 예상을 깬 ‘파격 인사’라는 게 언론의 공통된 시각이다. 윤 당선자가 “한 후보자는 법무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사법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데 적임자”라면서 파격 인사는 아니라고 설명했으나 한 후보자 기용에 대해 언론은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2인자로 등극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 언론도 있었다.
경향은 14일자 3면 <‘고발사주’ 의혹 피고발 상태…윤석열 정부 ‘2인자’로 뜨나>에서 “윤 당선인의 신임이 매우 두터운 점, 청와대에 민정수석을 두지 않겠다고 한 점, 대부분의 입각 내정자들이 경제관료나 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한 내정자가 새 정부의 초대 내각에서 법무부 장관 이상의 정무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내정자가 윤석열 정권의 실질적 2인자로 공인받은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 윤 당선자가 ‘한동훈 카드’로 맞대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14일자 A3면 <윤의 분신이지만 민주당엔 표적…여야 강대강 대치 예고>에서 “한 후보자는 윤석열의 잘 드는 칼이자 한배를 탄 ‘동지(同志)’란 평가까지 들었다. 그런 한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기용하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정면을 맞서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검찰을 사실상 직할 통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거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 <‘검찰 직할 통치 의도 드러낸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에서 “후보 시절 윤 당선자는 대통령이 되면 측근 검사들을 검찰 요직에 중용해 전 정권 수사를 벌이겠다고 공언해 ‘보복 수사’ ‘정치 수사’ 논란을 일으켰다. 당선 뒤에는 이른바 ‘윤핵관’ 인사들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퇴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 당선자가 검찰 친정체제를 만들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는데, 한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드러난 거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후보자 지명에 대해 한국일보는 “윤 당선인이 최대 브랜드인 ‘공정’의 가치에 스스로 상처를 입혔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14일자 1면 <이번엔 ‘한동훈’만 보였다>에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사유화’와 ‘검찰 수사 개입’을 비판하며 법무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한 검사장을 기용함으로써 사실상 말을 뒤집었다. 검찰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써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당선돼 검찰 권력이 더 비대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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