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현업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자율규제기구 설립에 대해 이재명·심상정·안철수 대선 후보가 “찬성한다”고 공언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언론 스스로 규제하기보다 사법적 절차에 따라 언론중재를 해야 한다며 자율기구에 반대 입장을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합동 토론회에서 언론계 현안에 대한 견해와 언론 관련 공약을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MB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YTN 등 6개사가 공동 주관해 생중계했다.

이날 토론회에 질문자로 나선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언론현업단체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에 대한 평가, KBS·MBC 등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안을 물었다.

김 회장은 “언론의 신뢰가 매우 낮고 기자들이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팩트가 확인된 좋은 뉴스가 선순환한다기보다는 허위조작정보가 악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언론 스스로 허위조작정보를 가려내고 언론 피해자들의 구제를 빨리 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자율규제기구를 추진하고 있다. 후보님들의 평가와 견해를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어 김 회장은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사장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공영방송 이사가 여야가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이 개입하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에 대한 평가, KBS·MBC 등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안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MBN 중계화면 갈무리

윤석열 후보는 사실상 언론자율규제기구에 반대했다. 윤 후보는 “언론보도가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행정기구나 다른 데서 하는 것보다는 사법적인 절차,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에 준하는 준사법적인 언론중재기구를 통해서 하는 게 맞다”며 “신속하게 한다고 해서 섣불리 들어가다가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취재원 보호가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독립성 질문엔 답변하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는 “언론들의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에서 주권자의 의사 형성을 훼손하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나쁜 행위다. 엄정한 책임이 가해져야 되겠지만 한편으로 자율 규제가 활성화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바람직하다”며 “반드시 형사 제재를 통해서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강력한 자율 규제 시스템을 갖춰서 가짜뉴스가 없도록, 언론을 이용한 이익을 얻는 행위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영방송들은 정말 공영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제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핵심은 민간으로부터 자율적으로 이사진이나 경영진을 구성하게 하는 것이다. 저희 공약이기도 한데, 약속한대로 집행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후보는 “자율적인 규제 방식이 최선”이라며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 대한 실효성이 있는 보호 방안과 함께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위축되지 않는 언론중재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심상정 후보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언론 개혁의 제1의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는 “공영방송 사장 임명에 거대 양당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하겠다. 국민이 이사 추천에 참여하는 국민위원회를 구성해 공영방송 이사를 국민이 선임하고 또 거기서 이사장, 사장이 추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언론중재법 폐기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 법 자체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아주 심각한 것”이라며 “언론자율규제기구는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공영방송 문제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이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이라며 “사장도 독립적인 추천위원회를 두고 거기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사진도 각계의 대표성, 전문성, 다양성을 가지는 이들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