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대표이사를 지낸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경제학적 이론과 모델을 토대로 한국 언론이 마주한 현실을 분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실어 눈길을 끈다.
연세대 경제대학원은 5일 양상우 겸임교수가 최재필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와 함께 쓴 <디지털 시대, 탐사 저널리즘과 권력과 자본에 의한 뉴스매체 포획>(Investigative Journalism and Media Capture in the Digital Age) 논문이 지난 8월25일 정보경제학 분야 학술지인 ‘Information Economics and Policy’에 실렸다고 밝혔다.
또 <보도 품질이 다른 뉴스매체들 간의 보도 편향 차별화>(Media bias with Asymmetric Quality) 논문도 지난 8월14일 ‘Applied Economics Letters’에 실렸다.
연세대 경제대학원은 양 교수의 연구논문이 실린 ‘Information Economics and Policy’와 ‘Applied Economics Letters’는 SCI급 경제학 학술지 중에서도 높은 순위에 올라 있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논문 <디지털 시대, 탐사 저널리즘과 권력과 자본에 의한 뉴스매체 포획>에서 디지털 뉴스 시대 들어 뉴스매체가 고품질 오리지널 뉴스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생산 의욕을 위협할 만큼 격감했음을 경제학 모형으로 입증했다.
그는 논문에서 “‘디지털 시대에는 수많은 매체가 생겨나 권력과 자본의 뉴스매체 포획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경제학계와 저널리즘 학계의 예측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뉴스매체가 오리지널 뉴스 콘텐츠로 독점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금력과 권력이 값싼 대가로 이들 콘텐츠를 더 쉽게 포획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보도 품질이 다른 뉴스매체들 간의 보도 편향 차별화> 논문은 경쟁하는 뉴스매체의 보도 품질 차이가 뉴스매체의 정치적 보도 편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보도 품질의 차이가 클수록 저품질 매체는 극단적 편향을 보이고 품질 차이가 작을수록 고품질 매체와 저품질 매체 사이의 보도 편향 차이는 작아진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에 앞서 ‘정보통신정책연구’ 2020년 겨울호에 <웹포털의 뉴스 시장 참여와 뉴스매체의 보도 편향 차별화>(Media bias with a Digital Intermediary)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의 핵심은 ‘포털의 뉴스 시장 등장이 좌우 진영의 뉴스매체들이 보여온 보도 차별화 양상을 악화시키는 구조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전재료가 커질수록 뉴스매체들은 자신만의 차별적인 논조와 뉴스로 경쟁하기보다는 포털의 플랫폼에서 뉴스매체들끼리 유사한 뉴스로 더 치열한 페이지뷰 전쟁을 벌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세 가지 논문의 연구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뉴스매체가 발 딛고 서 있는 경제적, 기업적 조건과 뉴스룸 구성원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때문에 편파 보도나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파적 보도, 자본에 대한 종속 문제를 저널리즘적 측면으로만 접근해선 한국 언론이 처한 근본적인 구조와 특징을 파악하기 어렵다. '오직 저널리즘'을 넘어서 '저널리즘+경제학'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