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10일자 2면에 장문의 ‘바로잡습니다’를 실었다. 조선은 이날 “지난달 19일자 ‘탈레반이 美무기 100조원 획득’ 본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정확한 보도를 한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19일 <블랙호크 등 100조원 美무기 탈레반 손에…아프간 정부軍은 저항>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지원한 블랙호크 헬기 등 100조원 상당의 무기도 탈레반 손에 들어가 위험도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탈레반이 노획한 군사 물품은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830억달러 상당의 무기라고 AP통신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이 바로잡은 사안은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830억달러(약 100조원)의 무기가 탈레반 손에 들어갔다’는 대목이다.
830억달러(약 100조원)는 미국이 20년 동안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군사 장비뿐만 아니라 훈련 및 급여 비용 등이 포함된 수치다. 즉 미국이 아프간에 투입한 무기 관련 금액은 ‘100조원 중 일부인데 100조원’이라고 잘못 보도한 것이다.
조선일보뿐 아니라 연합뉴스 등 상당수 국내 매체도 100조원 상당의 미군 무기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를 제외한 다른 매체들은 부정확한 보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조선일보 ‘바로잡습니다’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17일 “(미군의) 국방 물자 상당수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고 브리핑했고, AP통신은 이날 “20년 동안 830억달러(약 100조원)을 들여 건설하고 훈련시킨 아프간 정부군이 순식간에 붕괴했다. 탈레반은 미군의 총·탄약·헬리콥터 등 미국의 화력도 손에 넣었다. 830억달러는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유지 등의 비용으로도 쓰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바로잡습니다’에서 “본지는 ‘탈레반이 노획한 군사 물품은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830억달러 상당의 무기라고 AP통신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번역으로 정확하지 않은 보도였다”고 밝혔다.
또 미 정부 기관인 아프간 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지난 7월 보고서를 인용해 “830억달러는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이후 20년간 ‘아프간 정부군 기금’에서 지출을 승인한 총액이고, 이 비용엔 장비 운용 및 운송, 아프간 정부군 급여와 훈련, 인프라 건설 비용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워싱턴포스트는 830억달러 중 240억달러(약 28조원) 정도가 미 군사 장비 명목으로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탈레반이 확보한) 실제 장비 가치는 이 금액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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