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주년 질의응답... "속내 드러낸 답변 인상적"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기자단 질의응답 진행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며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단 질의응답을 통해 국정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코로나 방역을 감안해 출입기자단이 자체 선정한 취재기자 20명만 참석했다. 올 초 신년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의 주도로 질문자, 질문 내용 모두 각본 없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먼저 특별연설에서 “위기 극복을 넘어 위기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부의 남은 과제”라며 “모든 평가는 국민과 역사에 맡기고 마지막까지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50분가량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기자 7명이 질문 기회를 얻었다. 부동산 대책부터 남북 관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논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우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여부,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 문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룬 질문들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아쉬움이 남는 국정운영상 판단’ 질문에 “부동산 문제”를 꼽으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그에 대해 아주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야당이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같은) 무안주기식 청문회 제도로는 좋은 인재들을 발탁할 수 없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선 “SNS 시대에 문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그 문자가 예의와 설득력을 갖출 때 지지를 넓힐 수 있다. 거칠고 무례하면 오히려 지지를 더 갉아먹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질의응답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신년 기자회견과 비교해 질문이 짜임새 있었고 대통령의 답변도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2시간동안 진행된 신년회견 땐 현장에 기자 20명, 화상으로 100명이 참여해 그 중 24명이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당시엔 질문자가 많기도 했지만 질문 분야가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순으로 정해져 있어 기자들이 분야별 경계 사이에서 중구난방식으로 질문했다는 내부 지적이 있었다. 이 같은 혼선을 피하기 위해 청와대 기자단은 이번 질의응답을 앞두고 꼭 해야 할 질문을 자체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첫 번째 질문자였던 임일영 서울신문 기자는 “신년회견 때는 중구난방으로 외교안보를 묻다가 교육을 질문하는 식이었다. 이번엔 그때보다 시간 제약이 있고 질문 개수는 적었지만 나와야 할 질문이 다 나온 것 같다”며 “대통령도 지금까지 했던 발언을 뛰어넘어 속내를 드러내고 밀도 있게 답변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문자 폭탄’에 대한 발언 수위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제도 개혁 이슈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관련 질문을 한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는 “사실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지역 숙원사업과 지역 정책이슈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질문하려 했는데 분위기상 지역문제를 물어보면 회견이 느슨해질 것 같아 평소 궁금증을 꺼냈다”며 “답변을 들으니 대통령이 여러 현안에 대해 자세히 아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논란과 김오수 후보자 관련 답변에선 국민 인식과 괴리가 크다는 것도 느껴졌다”고 했다.

 

이번 질의응답은 예정보다 10분정도 더 이어졌지만 부족한 시간에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질문기회를 얻지 못한 한 기자는 “대통령이 소통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기자들과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의미 있다”면서도 “퇴임 이후 계획을 묻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하지 못했다. 결국 회견 시간을 조금 더 길게 하면 참석 기자들이라도 질문을 다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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