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주재하고 있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표단이 일본 기자클럽의 철폐를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대표단은 각국에 주재하면서 주재하고 있는 각 정부에 대해 유럽 집행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조직이다.
EU 집행위 대표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일본 기자클럽이 일본 안팎에서 벌어지는 주요사건이나 국제적 이슈에 대한 외국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정보의 자유교류 원칙을 훼손한다”면서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했다. 이어 “기자클럽 제도는 외국 매체들의 신속한 취재를 방해할 뿐 아니라 취재원에 대한 질문을 봉쇄하고 간접 취재에 의존하게 만든다”면서 “숨길 것이 없다면 국제사회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U 대표단이 이처럼 기자클럽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간 기자클럽이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데다 지난 9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당시 EU 15개국의 주재 특파원들이 수행기자클럽에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문화일보 이병선 도쿄특파원은 “일본은 기자들이 운영하는 기자클럽의 운영이 폐쇄적인데다가 정부 차원의 공보기능이 활발하지 않아 EU는 물론 타국 기자들의 취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이즈미 방북의 경우와 같이 특수한 경우에만 이해당사자인 한국과 미국 기자들이 소수 포함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자클럽은 우리나라의 출입기자단과 같은 형식으로 구성돼 있으나 클럽별로 정관과 규약을 자체적으로 제정하고 기자회견을 기자클럽 주최로 개최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정부에 대한 영향력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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