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현대미술작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J모 S경제신문 기자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1단독 장영채 판사는 3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J기자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S경제는 2016년 11월1일 5면에 <‘차은택 대부’ 송성각 원장 사표 냈지만…베니스비엔날레 작가 선정 논란 여전>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미술가 A씨가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는 과정에 당시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의 친분이 영향을 미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그간에 국내외 작품활동이 부진했던 A가 2015년부터 갑자기 활동이 많아지고, A와 같은 기업문화재단에서 이사로 활동한 지인이 평창동계올림픽 조형물 사업권을 따내고, A가 문화창조아카데미의 지식융합 감독으로 선발된 것 등이 송성각과의 친분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A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그해 12월 J기자를 형사고소하고 2017년 1월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했으나 민사소송에서 J기자는 패소했다. S경제는 1500만원을 배상하고 2019년 2월2일 5면에 정정보도문을 실었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한 A씨는 검찰에 항고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7월 J기자를 허위사실 적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J기자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재판부는 ‘비방할 목적으로 악의적 기사를 썼다’고 했는데, 비방할 목적에서 작성한 기사가 아니다”면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 정부 지원이 투입되는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어떤 작가가 거듭 등장하는 부분에 의혹을 제기했고, 여러 취재원의 제보가 기사의 바탕이 됐다”고 했다.
J기자는 “민사소송에서 취재원 보호를 위해 증인신청을 한 명도 하지 않아 패소했다”며 “이번 재판에선 민사 때 제출하지 않은 서면자료를 추가로 냈는데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 쪽에서 제기한 내용과 고소인의 증인신문 발언만 그대로 수용했다”고 했다. J기자는 “이 정도의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막는다면 뭘 보도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들기도 한다”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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