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후보 합동토론 부정적…방송사 개별토론 선회
노무현·정몽준 "형식 상관없다"
1:1 토론 및 합동토론 방식으로 TV토론을 추진해오던 방송사들이 모두 후보 1인만을 초청하는 개별토론으로 형식을 바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는 그동안 TV토론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개별토론만 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0월초에 합동토론을 진행하기로 하고 정치부 기자들을 통해 후보 섭외에 들어갔던 KBS는 개별토론으로 방식을 선회하고 지난달 28일 정몽준 후보를 시작으로 TV토론에 들어갔다. KBS의 한 부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합동토론을 성사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후보들은 합동토론이 이르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선거운동 기간 중 법적으로 규정된 3번의 합동토론만 하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1일부터 3일까지 후보간 1:1 토론을 추진했던 SBS도 개별토론으로 방식을 선회하고 오는 11일 정몽준 후보를 시작으로 TV토론을 시작한다. SBS는 당초 1:1 토론에 대해 일부 후보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을 때도 “합동토론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SBS의 한 부장은 “이회창, 노무현 후보의 경우 올해 초 TV토론을 많이 해 개별 토론에 대한 흡인력이 떨어진다. 10월 중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합동토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이 TV토론을 일제히 개별토론 방식으로 바꾼 방송사들은 특정후보를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후보가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합동토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노무현 후보의 경우 합동토론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고 정몽준 후보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방송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후보는 이회창 후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 이회창 후보측 양휘부 특보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합동토론의 경우 법정선거운동 기간에 하고 그 전에는 검증하는 개별 토론을 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양 특보는 또 “TV토론에 적극적인 입장”임을 전제하면서 “그러나 방송사가 너무 시기를 급박하게 제안해오고 있다.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0월 중순경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TV토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노무현 후보측 남영진 특보는 “SBS의 1:1 토론과 KBS의 합동토론 제안에 대해 모두 좋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정몽준 후보측 정광철 특보도 “SBS의 경우1:1 토론을 제안해 와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 쪽에서 시간이 촉박하다고 해서 개별토론으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특보는 또 “KBS에서는 합동토론에 대한 공식 제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경우 각 방송사들이 개별토론에는 초청하고 있는 반면 합동토론에 대한 공식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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