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손석춘 칼럼' 교체 왜?

손위원 “타의에 의한 중도퇴장…가슴 아프다”

한겨레 “현장성 강화 위해 시민단체 필진 교체”





지난 3년간 연재돼온 한겨레 비평칼럼 ‘손석춘의 여론읽기’가 중단됐다.

경제섹션 신설, 경제뉴스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한겨레의 지면개편이 지난 9일 단행되면서 ‘손석춘의…’도 개편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2주에 한번씩 게재됐던 ‘손석춘의…’면은 18일부터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의 ‘미디어읽기’면으로 대체됐다.

한겨레의 대표적인 비평논객이자 고정매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손 위원이 퇴장하고 그 자리에 외부 필자가 영입됐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사실이 다른 기자를 통해 당사자인 손 의원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실제로 손 위원은 지면개편 하루전인 지난 8일 여론매체부 한 기자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전해들었으며 다른 직원들 대부분도 신문에 게재된 사고를 보고서야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전격 단행됐다.

한겨레 편집국 한 기자는 “3년간 집필했으니 이제 그만 쉬라는 회사측의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굳이 다른 기자를 통해 그 사실을 본인에게 알렸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필진교체에 대해 조상기 편집국장은 “교체할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또 미디어비평면의 현장성 강화를 위해 시민단체 필진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손 위원의 집필활동은 다른 면에서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위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타의에 의해 ‘여론읽기’를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혀 이번 조치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표출했다. 손 위원은 한겨레 커뮤니티 뉴스메일인 ‘손석춘의 R통신’을 통해서도 강한 아쉬움을 전했다.

손 위원은 ‘미처 다 못읽은 여론읽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일은 누구나 후회스럽다고 했던가요. 온전히 여론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듭니다. 더 솔직한 말과 더 정확한 글로 수구세력과 그 앞잡이인 언론권력을 비판했어야 옳았습니다”라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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