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금융연구원과 시민단체, 여야 정치권에서까지 한화그룹의 자격을 문제삼으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대다수의 언론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는 △계열사인 한화종금에 1조4794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이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형생보사를 헐값에 인수하는 것은 특혜라는 점과 △부채비율이 200% 이상으로 보험업법에서 요구하는 주요출자자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격시비가 일어왔다.
그러나 언론은 한화그룹이 지난해 말 대한생명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매각협상 추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뿐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제기하지는 않고 있다. ‘한화, 대생 인수제안서 제출’(2001.10.10 문화), ‘한화, 빌딩 사업 잇딴 매각…대생 인수자금 확보 총력’(2002.4.2 동아), ‘대한생명 매각협상 결렬위기’(2002.5.28 한국), ‘한화 대생지분 51% 인수 접근’(2002.7.27 한국), ‘대생 매각 가격만 남아’(2002.8.13 세계) 등 협상 추이를 기사화 했을 뿐이다.
특히 언론은 지난 6월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한화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한화, 대생매각 우선협상자’(2002.6.28 한국), ‘한화의 대생인수 자격 논란’(2002.6.26 조선) 등 단순 사실 전달에 그치거나 논란으로 다뤘을 뿐이다.
협상이 마무리국면에 들어가는 최근에는 한국금융연구원에서도 한화의 대생인수 문제를 지적하고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지만 이 또한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대한매일 등 일부 신문이 ‘대생매각 늦춰야/금융연구원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단신 처리했고 대부분은 외면했다.
반면 한겨레는 지난달 28일 경제면 머리기사로 ‘한화 대생인수 이대로 괜찮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화의 인수자격 문제 및 자금력과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한화그룹이 대형 생보사를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자금력 및 경영능력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대생을 섣불리 한화에 넘겼다가는 많은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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