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일어서는 지방언론(8)/전북
경영난으로 돈 줄쥔 자치단체 눈치보기 바빠, 향토기업 잇단 부도로 지방정부 지원에 의존.. 과도기적 중단 압력에 감시 기능 위축
"경제적인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경매공고나 계도지 등을 통한 지방정부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방행정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기가 어렵다. 비판기사가 나갈 경우 지방정부에서 신문구독을 중단하는 등 당장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된다."
전북지역의 한 중견 기자가 "언론인의 자존심을 앞세우기보다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깊이 든다"며 말해준 언론계 상황이다. 지역 내에 이렇다할 기업이 없는 상태에서 쌍방울, 보배, 세풍 등 '향토기업'들마저 부도 등 경영난에 봉착해 신문사의 지방정부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방송에 지역 음식점 광고가 나갈 정도로 지역 광고시장이 열악하다. 한 기자는 "전국에서 언론환경이 열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 신문에서는 올 들어 임금을 한번밖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경제적인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경매공고나 계도지 등을 통한 지방정부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방행정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기가 어렵다. 비판기사가 나갈 경우 지방정부에서 신문구독을 중단하는 등 당장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된다."
전북지역의 한 중견 기자가 "언론인의 자존심을 앞세우기보다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깊이 든다"며 말해준 언론계 상황이다. 지역 내에 이렇다할 기업이 없는 상태에서 쌍방울, 보배, 세풍 등 '향토기업'들마저 부도 등 경영난에 봉착해 신문사의 지방정부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방송에 지역 음식점 광고가 나갈 정도로 지역 광고시장이 열악하다.
한 기자는 "전국에서 언론환경이 열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 신문에서는 올 들어 임금을 한번밖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경제적 기반의 취약함은 언론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한 중견 기자는 "지역의 특성상 자치단체와 의회를 국민회의에서 모두 차지하고 있다. 의회의 공격적 행정감시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도다. 언론이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벌이면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탓에 자치단체의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고있다"며안타까워했다.
다른 기자는 "김강용 사건 당시 중앙언론사에는 연일 유종근 전북지사의 이야기가 신문지상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전북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정치권 눈치보기가 극명하게 드러난 예"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 "일전에 한 공무원이 모 기자를 거명하며 '자꾸만 비판기사를 쓰는 데 어떻게 손봐줘야 하느냐'고 물어 황당했다"며 "언론이 비판활동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공무원들까지 기자를 순치된 월급쟁이로 보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민선자치단체장이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붓는 흔치않은 일이 이 지역에서 일어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전북지역의 신문사는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전주일보 등 4개사. 최근 언론계 출신 인사가 자본주를 끌어들여 전북매일이라는 또 하나의 신문을 창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7월 10일을 목표로 했던 창간이 연기되면서 주춤한 상태다. 이중 기자협회 회원사는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이들 두 개사는 대주주가 IMF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고 긴축경영과 이벤트 등 각종 부대사업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IMF 이후 20%에서 40%까지 삭감된 임금은 아직 환원되지 않았다. 회사경영은 안정돼가고 있지만 기자들 생활은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방인 전주방송은 대주주 세풍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며 전주방송이 은행에 예탁해 놨던 상당액의 예비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경영면에서 어수선한 상황이다. 그러나 8시 뉴스시간에 지역 뉴스를 30여 분이나 배정하는 등 적극적인 보도활동으로 짧은 시간에 뿌리를 내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기자는 "지역언론의 문제는 결국 사주의 문제로 귀착된다"면서도 "제조업체 등 인건비 비중이 낮은 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에게 언론사의 인건비 비중이 높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또 월급을 적게 줘도 기자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한다. 사주들에게 기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기자들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자는 "신문업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논리에 따라 경쟁력 없는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며 "발행부수공사 등 객관적인 수치를 토대로 광고비를 차등 책정하는 식의 공개적인경쟁이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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