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마지막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허위조작 정보를 비롯한 가짜뉴스 등에 대한 조치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해외 사업자를 규제할 권한이 제한돼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심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구글과 애플 등 해외 IT 사업자에 대한 입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유통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3년 TV조선과 채널A 등의 ‘5.18 북한개입설’ 관련 방송이 이미 허위 사실로 법원의 판결이 났음에도 유튜브 등에서 계속 공유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박 의원은 “당시 방송사들은 이 방송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이 내용이 유튜브나 SNS 통해서 무제한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며 유튜브에 대해 공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물었다. 강상현 방심위원장은 “(해외 사업자에 대해)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전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인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허위조작정보를 생산한 매체는 강력한 제재를 받았지만 유튜브나 SNS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를 못하는 건 엄청난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며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해외 사업자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이기도 하다. 박 의원을 비롯한 특위 위원들은 지난 15일 구글코리아를 방문해 유튜브에 유통되는 5.18 북한개입설 등 동영상 104건을 삭제 요청했지만, 구글 측은 자사의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가 아니라며 삭제를 거부한 바 있다.
이날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정규재TV 등이 조직화 대형화 돼가며 유튜브 수익으로 월 1000만원 정도의 광고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조직화된 정보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망 사업자에 대해서 제한 조치를 해서 간접적으로 블라인드 처리가 되거나 삭제돼왔는데, 유튜브의 경우엔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사업자는 자율협력시스템으로 하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의 경우에는 협조요청이 안통하지 않나. 어떻게 해야 하나”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상현 방심위원장은 “입법 공백이 있는 게 사실이고 앞으로 검토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저희 나름대로 가짜뉴스라기 보다는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심의 규정이 있다. 규정의 범위 내에서 조치 취하고 있는데, 가짜뉴스 용어자체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구글의 위치정보 불법 수집 의혹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국내 소비자가 위치 기록 기능을 꺼도 구글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와서 방통위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아는데, 구글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구글이 자료를 내주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인가”고 지적했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입법 미비점이 있다”고 인정하며 “저희도 답답하다. 자료제출(요구)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구글에 무단 위치 정보 수집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지만 구글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서 (정보를) 저장하거나 사용한 바 없다”며 “관련 논의는 본사 측과 논의를 한 걸로 알고 방통위 쪽의 정보 요청에 대해서는 응답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이 사안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아 어떤 데이터가 공유됐는지 알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가짜뉴스 유통 논란에 대해서는 “저희는 유저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한국이든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공신력 있는 제작 시스템을 통해서 제대로 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허위 정보 등을 가려내기 위해 (담당 직원을) 약 1만명 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금은 아주 복잡한 이슈”라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