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월급인가" 흔들리는 중앙·JTBC 기자들

주 52시간 도입 후 추가근로수당 급감에 당혹

옛 중앙일보 서소문 사옥 앞에 있던 신문 배달소년상. 한때 중앙일보를 상징했던 소년상은 설치 33년 만인 지난해 12월 철거됐다. 내부에선 ‘경영진이 신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더팩트 제공

▲옛 중앙일보 서소문 사옥 앞에 있던 신문 배달소년상. 한때 중앙일보를 상징했던 소년상은 설치 33년 만인 지난해 12월 철거됐다. 내부에선 ‘경영진이 신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더팩트 제공


JTBC에서 근무하는 A 기자는 지난 21일, 전달보다 100만원가량 적은 월급을 받았다. 지난달 ‘주 52시간 근무제’ 첫 시행으로 휴일근무 등 추가근로가 줄어든 만큼 수당이 빠진 것이다.


그동안 A 기자는 한 달에 3~4차례 주 6일씩 근무했다. 1일당 10여만원인 휴일수당이 매달 기본급과 함께 지급됐다. 자연스레 휴일근무수당을 ‘수당’으로 여기지 않고 기본급처럼 받아들였다. 이는 52시간제 도입 이후 중앙일보·JTBC 기자들이 타사보다 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임금 삭감 폭을 크게 체감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언론사의 경우 휴일수당을 2~3달마다 정산해 지급하거나 애초 수당 금액 자체가 높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중앙일보·JTBC 기자들은 큰 폭으로 줄어든 월급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JTBC 노조는 지난 27일자 노보에서 “(이번 달 월급은) 직전의 70~80% 수준이었다. 미리 예고된 주 52시간제였지만 ‘월급 쇼크’의 여파는 컸다”며 “조합원 대부분이 ‘월급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크다는 사실을 처음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특히 기본급이 낮은 저연차 기자들의 월급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30~35%에 이른다. 더 이상 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협상도 2년째(2017~2018년) 체결되지 않아 기본급마저 오르지 않고 있다. 2016년 입사자부터 올해 들어온 신입까지, 1~3년차가 같은 임금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 저연차 B 기자는 “수당이 빠지면 기본급이 낮은 어린 연차들이 더 큰 타격을 입는 구조다. 업무량이나 압박은 커졌는데 임금이 줄어들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다름없다”며 “올해 임협은 물 건너갔고 내년에 3년치 협상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사내에 무기력감이 퍼져있다”고 전했다.


얇아진 월급봉투와 함께 2년치 임협 미체결이 맞물리면서 기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앙 노사는 기본급 인상폭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17년+2018년’ 기본급에 대해 노조는 6% 인상, 사측은 4.75% 인상을 제시했지만 당장 이견을 좁히긴 어려워 보인다.



JTBC의 C 기자는 “기본급이 오르기는커녕 수당까지 못 받는 상황이다. 회사는 대체휴가를 쓰라고 하지만 경력 충원에 중앙일보에서 기자들이 왔는데도 인력이 부족하다”며 “일할수록 회사에 실망감만 커져간다”고 하소연했다.


사측은 ‘재량근로제를 시행하면 수당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임금을 보전해주겠다’면서 노조에 제도 도입을 제안한 상태다. 사측 관계자는 “노사 모두 52시간을 지켜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대전제 하에서는 불가피하게 추가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재량근로제 도입에 대해선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재량근로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27일자 노보를 통해 “보도국(JTBC)의 한 조합원은 “52시간제를 지키기 어렵다고 ‘평생 무한 초과 근로’를 약정하는 것 같은 재량근로제 아니면 답이 없다고 말하는 건 너무 ‘모 아니면 도’식 해법 아니냐”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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