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국내 뉴미디어 혁신을 이끈 SBS에 또 한 번 이목이 쏠렸다. 스브스뉴스 등 뉴미디어 콘텐츠 생산·유통과 뉴스부문 앱·웹페이지 관리를 전담하는 자회사 ‘디지털뉴스랩’(이하 디랩) 설립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당시 SBS는 디랩의 목표로 뉴미디어 환경에 발 빠른 대응, 안정적인 제작 기반 마련, 고품질 콘텐츠 제공 등을 내세웠다. 소속 직원들의 정규직화도 언급했다. SBS의ㅃ 뉴미디어 자회사 출범은 과연 옳은 시도였을까. 지난 7일 만난 이주상 디랩 대표는 “다시 생각해도 회사 설립은 올바른 판단이었다”며 ”기반을 닦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디랩이 지난 1월 공식 출범한 이후 7개월이 흘렀다. 목표한 바를 이뤄가고 있나.
=콘텐츠 제작·관리 효율성 강화, 인력 문제가 디랩을 설립한 근본적 이유다. 뉴미디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엔 이 두 가지가 핵심 기반이다. 성공 여부를 떠나 목표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규직 전환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얼마나 진행됐나.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자회사로) 출범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본격화했다.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한 경우도 있는데 기본적으론 수시 전환을 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한 번에 하지 못하는 건 늘어나는 인건비 대비 수익을 따져봐야 해서다. 최종 목표는 전 직원의 정규직화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달에도 일부를 전환했고 9~10월에도 이어질 거다.
-기자들과 디랩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보도본부 뉴미디어국 소속 기자는 20명 정도고 디랩 인원은 90여명이다. 디랩에서 하는 일은 크게 뉴미디어 콘텐츠 개발·운영, 디자인, 콘텐츠 생산·유통으로 나뉜다. 콘텐츠 유통은 SBS뉴스 클립화·2차 가공,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 3파트로 세분화되는데 기자들이 3곳에 각각 배치돼있다. 콘텐츠 기획과 총괄은 기자들의 몫이다. 보도국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야 해서다. 인적구조가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쉽게 삐걱거릴 수 있다.
-주력 플랫폼을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전환한 건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뉴미디어 대세는 페이스북이었다. 우리도 페이스북에 의존해서 콘텐츠를 유통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도달, 노출, 수익 모두 크게 떨어졌다. 그때 우리 실무 담당자들이 페이스북 시대는 지났고 유튜브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전환했다. 올 초 3~4만명에 불과했던 유튜브 구독자 수가 현재 비디오머그는 25만명, 스브스뉴스는 18만명으로 급격히 올라왔다. 디랩이 아니라 SBS 뉴미디어가 낸 성과다.
-유튜브 전환도 결국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비판이 있다.
=그 지적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유튜브가 페이스북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입을 낸다. 보통 구독자 10만명에 연 1억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공급업체 입장에서 보면 유튜브는 수익의 안정성뿐 아니라 댓글이나 콘텐츠 흐름 등도 정확하게 보여준다. 유튜브의 가능성과 영향력은 더 커질 것 같다.
-국내 언론사 가운데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규모가 가장 큰 디랩이 플랫폼 자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플랫폼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하지만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구독자가 100만을 넘어서면 유튜브와의 협상에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별도의 플랫폼을 만들지 않아도 우리가 원하는 수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파워풀한 콘텐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많은 언론사가 SBS를 뉴미디어 전략 성공 모델로 꼽는다. 앞으로 계획은?
=성공은 아니다. 다만 실패는 하지 않았다. 한국 뉴미디어 시장에서 누군가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우리이길 바란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할 계획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브랜드별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명쯤 되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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