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합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해당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인 이영자씨가 매니저와 어묵을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 때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합성된 뉴스가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영상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화면 속에서 이진 MBC 앵커가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과 최대현 앵커가 “현장 분위기 한번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특보 영상으로 드러났다.
앵커 뒤에는 세월호가 기울어진 채로 침몰하던 순간의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돼 제작진이 해당 보도화면을 사전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삽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또 해당 화면에서 인용된 ‘어묵’의 경우, 참사 당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이용자 등 일부 네티즌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모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을 연상케 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해당 뉴스를 캡처하는 이와 편집을 하는 사람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내부에서는 뉴스를 캡처하는 조연출이 의도적으로 해당 영상을 따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 나가기 전에 제작진이 모여서 영상을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도 해당 영상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9일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처리돼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또한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여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MBC 안팎에서는 제작진의 뒤늦은 사과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부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며 “회사 차원의 입장도 오늘(9일)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인사위원회 등도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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