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오보’로 홍역을 치렀던 연합뉴스가 잇단 오보로 또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연합은 지난 9일 9시57분쯤 <‘카터, 방북‧김정일 면담 희망…트럼프 “전직 관여할 일 아냐”>라는 제목의 기사를 미국 워싱턴 특파원이 송고했는데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잘못 쓴 것이다. 기사 제목은 23분 만에 수정됐지만 이미 언론사에 송고된 뒤였다.
이어 10일 포털에 송고한 <테슬라 내연기관차 나온다…"2022년 가솔린 모델T양산“> 기사 역시 포춘의 ‘유머‧풍자 기사’를 오해하고 쓴 오보다. 전기차 생산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테슬라가 돌연 가솔린 자동차 생산을 결정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데스킹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 더구나 포춘의 기사 원문 상단에는 ‘유머‧풍자’라고 명시돼 있었다.
앞서 연합은 지난달 17일 오후 10시53분 송고한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관 형성중…유감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에서 주유하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딱하네”(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가 정확한 해석인데 이를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 유감이다”로 오역했다.
오역 탓에 기사 내용에서도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방문을 통해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 구상을 밝힌 부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달 21일 성명에서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실수를 바로잡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바로 치밀한 게이트키핑과 데스킹, 오보 처리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이 사태에서 그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국장 등 책임이 막중한 특파원 자리에 사람을 배치할 때 그에 합당한 자질과 능력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시하고 보은인사 수단으로 여긴 게 아닌가"라며 "특파원 배치에 앞서 업무를 차질 없이 준비할 시간과 교육훈련 기회를 제대로 줬나"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트윗 내용을 오보한 특파원의 경우 통상적으로 6개월 간 국제부에 배치된 뒤 일정 교육을 받고 특파원으로 나갔던 전례와 달리 1주일가량만 국제부에서 근무했다.
연합 내부 규정에 따르면 특파원 내정자는 선발 당시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부임 예정일로부터 6개월이 남은 시점에 국제부로 배치된다고 규정됐다. 최근 발생한 오보 3건 중 테슬라 오보를 제외하곤 워싱턴 특파원들이 쓴 기사다.
문제는 기사를 쓰다보면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런 문제가 되풀이 되면서 국가기간통신사로의 위상이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연합뉴스 한 기자는 “특파원을 선발하는데 기자 능력이나 전문성 등을 감안하기 보다는 내부 정치적 요인이 작용하다보니 이런 오보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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