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 신문들은 수련원 화재 사건과 함께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400만 주 출연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가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3면 '거액 사재 내놓은 결자해지' 기사에서 보듯 이 회장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설에서도 "다른 처리의 대안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소승적 이해를 뛰어넘은 결자해지의 용단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신문들의 쟁점은 삼성생명 상장을 둘러싼 특혜시비였다. 상장을 통한 평가액이 '고객 돈이냐, 주주 돈이냐' 하는 논란과 상장이 이루어지면 이 회장의 재산 출연에도 불구하고 삼성계열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중앙일보가 3면 관련기사에 짧게 언급한 부분이었다. 중앙일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 2일자에 쏟아진 사설도 삼성생명 상장의 특혜시비 여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보광 세무조사가 언론 길들이기'라며 강력대응을 결의하고 있다. 노조도 회사에 '제2창사', '독립언론'에 걸맞는 당당하고 의연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독립언론에 걸맞는 의연한 보도태도'일 것이다.
그런데 '결자해지' 기사와 '언론길들이기 의혹' 기사가 함께 놓인 1일자 신문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굳이 지금 중앙일보가 직면한 상황을 갖다 붙일 맘은 없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이번 삼성보도와 같은 태도를 되풀이한다면 또다시 외부로부터 '길들이기'의 빌미를 제공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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