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로 시작, 문화센터로 키워"

'김해문화센터' 운영하는 주정화 국제신문 차장

주정화 국제신문 사회2부 차장(마산주재)은 기자 직함 외에 ‘문화센터 관장’이라는 직함이 하나 더 있다. 지난 99년 사재를 털어 김해시에 ‘김해문화센터’를 건립하면서 생긴 것이다.

“지역의 교수들, 후배기자들과 순수한 동아리 형태로 사무실을 빌려 언론 아카데미, NIE(신문활용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오다 지난 99년 6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비영리사회교육시설’로 인가를 받아 문화센터를 건립하게 됐어요. 김해에 세운 건 제가 사는 곳이거든요.”

김해문화센터는 현재 △평생교육원(독서지도자, 민요 판소리 가야금 병창, 스포츠댄스 등) △예술원(김해어린이 합창단, 김해소년소녀 합창단, 김해피플합창단 등) △토요학교(무용, 동화구연, 독서토론교실 등)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하는 인원은 총 400여명이다.

주 차장은 “평생교육원 수료식 때 대학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아주머니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합창단이 공연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니었다. “현직 언론인이라 괜한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기자 신분을 이용해 시 예산으로 문화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검찰의 내사를 받기도 했고, 정계로 가려는 수순밟기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죠. 전 정치엔 전혀 관심 없어요. 앞으로도 지역에서 문화사업을 할 거예요.” 주 차장은 이런 오해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는 게 조심스럽다며 인터뷰 요청도 어렵게 수락했다.

오해도 오해지만 문화센터를 세우려면 아무래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회원들의 회비가 있다 하더라도 200평의 시설을 임대하고, 운영비를 충당하기에는 넉넉치 않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아내가 운영하던 학원을 처분해 자금을 3억원 정도 마련했어요. 아내는 남의 애들 가르치다가 우리 애는 못가르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했죠. 하지만 문학석사인 아내가 문화센터에서 강의, 상담, 청소 등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수익이요? 지금까지도 없어요.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올해로 문화센터가 설립된 지 만 3년째,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2000년 11월 제1회 동화의 날 기념 동화구연대회 개최(한국방정환재단과 공동주최), 2001년 제1회 경남학생 성악콩쿠르 개최, 연말 불우이웃돕기 송년음악회 등 문화사업도 넓혀가고 있다. 올초에는 지역민을 위한 평생교육과 문예진흥에 기여한 공로로교육부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올해부터 김해시에서 연간 2000만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주 차장은 요즘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하나는 문화센터 전용회관을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문화센터가 향토 문화발전을 위해 인재를 양성하는 예술교육기관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예컨대 한국예술종합학교처럼요. 김해는 가야 문화권의 중심지인데 관광인프라에 대한 시설 투자에만 신경을 썼지 시설을 활용할 인재 양성에는 무관심 했거든요.”

박주선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 확인·분석보다 예단·흥분 (2002/10/23)
박주선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