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방송 정상화 '산 넘어 산'

제작 인력 부족…재방으로 '땜질'

시민액세스채널인 (재)시민방송이 위성방송 출범 한 달이 다 되도록 제작인력도 갖추지 못한 채 정상적인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재)시민방송은 현재 하루 두 시간 본방 프로그램을 3번 재방송해 하루 6시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본방 프로그램 내용 역시 그동안 2∼3번 정도 바뀌었을 뿐 거의 그대로여서 사실상 같은 내용이 수십 번 반복해서 방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은 이와 관련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라고 시민방송 측에 통보하기도 했다.

이같이 (재)시민방송이 정상적인 방송을 하지 못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인력을 전혀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시민방송은 근무인원 10명 가운데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PD인력이 최근까지도 단 1명밖에 없었다. 지난주 말에야 PD 3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방송 사업 전반을 책임질 사업본부장을 인준하는 등 조직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재)시민방송은 당초 방송본부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편성과 인력 충원 등 준비작업을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본부장 영입에 실패하면서 그동안 방송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PP등록을 하면서 자본금 5억원 중 3억5000만원을 개인회사인 (주)시민방송으로부터 주식으로 지원 받고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재)시민방송이 최근 이같은 관계를 정리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공공 목적의 시민채널과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가 ‘동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외부의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시민방송 측의 인력 고용승계 문제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원 재고용”을 요구하며 대책위를 구성한 (주)시민방송의 한 관계자는 “당초 주식회사와 재단이 별도로 있는지 몰랐고, 들어와서야 주식회사에 채용된 사실을 알았다”며 “재단이 처음 자본금과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와 손잡고 잘못된 출발을 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방송 김윤 사무국장은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주식회사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주식회사의 인력은 인터넷방송 등 그동안의 공로를 감안해 우선 기회를 준 뒤 선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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