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니까 우리가 키워야지"
문화일보 배문성 기자 <우리집 똥개 아롱이> 펴내
문화일보 배문성 기자가 6년간 똥개 ‘아롱이’를 키우며 겪은 에피소드를 묶어 동화 <우리집 똥개 아롱이>를 출간했다. 인터넷 모임 ‘21세기 프런티어’ 게시판에 올렸던 수필 ‘개 이야기’를 보고 연락을 해온 출판사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동화로 만든 것이다. 출판담당 기자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배 기자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개를 더 좋아한다는 생각에 동화로 쓰게 됐다”며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 글을 쓴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배 기자가 똥개 ‘아롱이’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일산 신도시 끝에서 5km쯤 떨어진 시골 마을 ‘가재울’로 이사를 가고 나서 얼마 후의 일이다. “한꺼번에 개가 두 마리 생겼어요. ‘똥개’ 아롱이하고 ‘미니어처 슈나우져’ 였는데, 아이들한테 두 마리 중 하나만 키우자고 했더니 아롱이를 선택했죠. 똥개니까 우리가 잘 키워줘야지 다른 데 가면 미움받을지 모른다는 게 이유였어요.”
이렇게 배 기자네 집에서 살게 된 아롱이는 어느 날 엄마가 된다. 식구들이 여름휴가를 간 사이에 새끼 두 마리 ‘천둥’과 ‘번개’를 낳은 것. 그러나 얼마 못 가 하늘나라로 간 천둥을 배 기자네 가족은 땅에 묻어야 했다.
이후에도 배 기자네 집에는 새까만 발바리 ‘한밤중’과 어느 날 흘러 들어온 떠돌이 개 ‘흘러’까지 개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던 추운 겨울밤 ‘아롱이’가 또 새끼를 7마리나 낳았다. 이 해 겨울 가족들에게 내려진 특명은 강아지를 모두 건강하게 키우는 것. 그러나 건강하게 자란 강아지들을 새 주인에게 떠나 보낼 때는 모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배 기자는 수필을 동화로 바꾸면서 화자를 실제 아롱이 키우는 일을 도맡아 온 딸 연(성서초 3)이로 바꾸었다. 연이와 함께 개를 돌보는 오빠 순(성서초 5)이, 떠돌이 개까지 정성껏 돌봐주는 인정 많은 엄마, 그리고 게으르면서도 호기심 많은 아빠(배 기자)까지 이 동화에는 개를 좋아하는 배 기자네 네 식구가 등장한다. 이들이 똥개 아롱이를 키우며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가재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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